2014년 기점 인구 하향 곡선
2016년 대비 20代 9.5% 줄어
60대 이상 노령층 증가 가속화
중등교육 경쟁력도 한풀 꺾여
'대구의 강남' 수성구도 인구 감소·유출은 피해가지 못했다. 13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수성구 인구는 2014년을 기점으로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2013년 46만1천4명으로 정점을 찍은 후 이듬해 45만6천505명으로 감소하더니 지난해엔 41만7천97명까지 줄었다. 수성구 인구 감소세는 올해도 계속되고 있다. 수성구청에 따르면 1천789명이 더 줄어 상반기 기준 41만4천917명이다.
주목할 점은 10대 학령인구와 그 부모세대인 30~40대 인구의 감소세가 확연 하다는 것. 2014년 10대 인구는 7만349명이었지만 2021년엔 4만9천315명으로 29.9%나 감소했다. 30대와 40대도 각각 23.9%, 21.2% 줄었다. 또 같은 기간 저출생 등 이유로 9세 미만 인구가 22.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진학·취업 때문에 탈(脫)대구 현상이 심화하면서 지난해 수성구의 20대 인구(5만2천915명)는 2016년 대비 9.54% 줄었다. 반면 60대 이상 인구 증가는 더욱 가속화하고 있다. 2014년 대비 지난해 60대 인구는 39.4%, 80대 54.3%, 90대 82.3% 증가했다.
◆수성구민이 많이 전출하는 곳은?= 수성구 인구 감소는 의외의 결과지만 지금까지 경고 신호는 적잖았다. 수성구청이 상반기 수성구민의 전출 지역을 분석해 봤더니 10명 중 3명(32.6%)은 타 시·도로 이동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이 6.8%로 가장 많았고 이어 경산(5.4%),인천·경기(4.8%) 순이었다. 대구 안에선 수성구 내(42.1%)가 가장 많았고 동구 7.4%, 중구 5.4% 등이었다. 만촌동에서 부동산업을 하는 정승훈 공인중개사는 "만촌2동만 하더라도 연령대가 상당히 높은데, 이들은 투기과열지구 지정 이전부터 살았던 분들이다. 전·월세가 아닌 이상 (수성구로의) 신규 유입이 어려운데 전세금마저 너무 비싸다. 학군이 좋은 소위 '범4만3'(범어4동·만촌3동)은 109㎡(33평) 기준 아파트 전세 비용만 수억원이다. 서울 강남 뺨친다"고 했다. 이어 "수입이 뒷받침되는 전문직 종사자가 아니면 (대부분) 생활환경이 잘 갖춰진 외곽 신도시로 나간다"며 "50대 주민의 자녀 또한 대학 졸업하면 수도권에서 직장생활을 하고 대기업 찾아 떠난다"고 현 상황을 설명했다.
◆수성구민의 전출 이유 1위는?=
2016년부터 올 상반기까지 전출 사유를 분석한 결과, 부동의 1위는 '주택'이었다. 2016년 절반 가까이(48.2%)가 주택 문제로 탈수성구를 선택했으며, 올해 상반기 역시 38.0%가 전출 사유로 주택을 꼽았다. 과거에 비해 교육 경쟁력이 약화된 측면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교육' 문제로 수성구를 떠난다는 비중은 2016년 4.3%에 그쳤지만 이후 꾸준히 상승세를 보이면서 올 상반기에는 7.6%로 늘었다. 통계를 보면 수성구 초등교육에 대한 시민들의 기대감은 여전했지만 중등교육에 거는 기대는 한풀 꺾인 점이 목격된다. 수성구청에 따르면 지난 1~5월 10~14세 청소년 경우 전입(191명)이 전출(179명)보다 많았지만, 15~19세 청소년은 전출(287명)이 전입(191명)보다 많았다. 지난 3월 열린 수성구청의 '국제학교 설립 타당성 및 운영방안 연구' 착수보고회에서도 이 점이 지적됐다. 당시 용역사는 "(수성구 경우) 여전히 정시 위주의 입시교육에 집중돼 있어서 급격히 변화하는 교육 트렌드에 부합하는 교육정책과 서비스가 부족하다"고 진단했다.
◆수성구청의 인구 유입책은?= 수성구청은 인구 유출에 대응해 △미래교육 선도도시 △수성·경산(경북) 청년친화형 기회발전특구 조성 △미술도시 조성 등을 통해 새로운 인구를 끌어들이겠다는 계획이다. 수도권에도 있는 '제2의 시설'을 만드는 것으론 인구 유출을 막을 수 없다는 게 김대권 수성구청장의 판단이다. 김 구청장은 "수도권으로 유출되는 청년들을 돌려놓을 수 있는 새로운 프레임이 제1의 국가 어젠다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국가가 도시 다양성을 확보하지 못하면 세계적 변화에서 생존하기 힘들다"며 "이대로 가면 서울은 궁극적으로 고립된 섬이 돼서 국제적 환경에 취약해진다. 지역이 계속해서 서울을 뒷받침해 주지 못하는 그 날이 서울의 종점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서민지기자 mjs858@yeongnam.com
서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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