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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의원은 차기 지도부 선출을 위한 국민의힘 전당대회 시기와 관련, 제가 내년 또는 '1월 파(派)'라는 보도가 있는데 오보라며 국정감사 등의 일정을 고려해 11월 또는 12월이 가능하다고 본다. 비대위가 공론화해 시기를 정하면 따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안철수 의원실 제공) |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내달이면 의사이자 사업가로서의 삶을 뒤로하고 정치에 입문한 지 10년이 된다.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고 했는데 그동안 쉽지 않은 정치세계에서 부침을 거듭하며 그의 표현대로 하면 '농축성장' 했다. 급기야 그는 올 연말쯤 예상되는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집권 여당 대표를 거머쥐겠다는 야심을 숨기지 않고 있다. 정치입문 10주년을 한 달 앞둔 19일 국회의원 사무실에서 안 의원을 인터뷰했다. 그의 10여 년 정치 과정을 취재해 온 필자가 보기에 이날 안 의원에게선 그 어느 때보다 편안함이 전해졌다. 10년 전 최전성기였던 '안철수 현상'의 와중에서 만난 그와 비교해도 확실히 다른 자신감도 보인다. 10년간 야당을 하다가 정권교체라는 과실을 따고, 집권 여당의 주요 인물이 되기까지 쌓은 '경험치'와 '여유' 때문일 수도.
"모든 선거를 당대표로서 지휘한 경험
10년간 쌓인 농축성장의 자산 활용해
국민이 원하는 정치 모습 만들어 갈 것
전대 개최시기 관련 '1월派' 보도 잘못
국감 등 고려 11~12월 가능하다고 봐
혈세로 자기편 먹여 살리는 정치 안돼
국가자원 배분 순위 조금만 조정하면
더 많은 사람들이 행복하게 살 수 있어
지금 국가 최대 현안은 지역균형발전
저출산·고령화 예산 균형발전에 써야"
▶정치 입문 10주년을 앞두고 있는데.
"내달 19일이 만 10년이다. 2012년 정치에 입문, 무소속으로 출마해 처음 국회의원에 당선되었고, 그 이후 기호 3번을 달고 4년 만에 38석의 국민의당, 제3당을 만들었다. 그 어렵다는 제3당에서 10년 동안 버틸 수 있었던 건 지난 70년 대한민국 정치 역사상 제가 유일하다. 또 모든 전국 선거를 당 대표로서 지휘해 본 유일한 의원이기도 하다. 지난 10년 동안 국민이 압축을 넘어 농축 성장의 경험을 하게 해주셨다. 이 자산을 잘 활용해 국민이 원하는 정치의 모습을 만들기 위해 중단없는 노력을 계속하겠다."
▶그 어느 때보다 표정이 밝다.
"2020년 1월에 귀국하면서 정권 교체를 위해 제 모든 걸 다 하겠다고 했다. 그래서 그때 있었던 총선에서 후보를 내지 않았고,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에 경선 패배를 바로 승복하고 오세훈 후보 당선을 적극 도왔다. 또 대선에서 후보 단일화를 통해 아슬아슬하게 어쨌든 정권교체를 성공하게 하고, 마지막으로는 합당하고 지방선거 승리를 일구었다. 뭐라 하는 사람도 있지만 어쨌든 제가 참전해 서울시장 선거 때부터 해서 3연승을 거두었다. 그래서 우리나라가 제대로 된 방향으로, 이렇게 다시 역사의 물꼬를 바로잡는 역할을 한 데 대해 굉장히 큰 보람을 느끼고 있다."
▶집권 3개월 만에 여당이 비상체제가 됐다.
"우선 비대위 성격을 규정하자면 지금 당내 구성원 마음이 서로 갈가리 찢어져 싸우고 있기 때문에 '안정형 화합형'이 되면 좋겠다. 기본적으로 해야 할 일은 세 가지다. 가장 중요한 것은 빨리 비상사태를 수습하는 것이다. 이준석 변수는 법원에 맡기고. 그러면서도 여당이 해야 할 일, 민생을 제대로 챙기는 데 빈틈을 보이지 않는 것이 두 번째로 할 일이다. 세 번째로는 안정적으로 전당대회를 준비해 다음 지도부를 출범시킬 임무가 있다."
▶안 의원이 전당대회 시기로 내년 1월을 선호한다는 보도가 있었다.
"그런 발언을 한 적이 없다. 제가 '내년 또는 1월 파(派)'라고 쓴 기사가 나온 것은 잘못된 것이다. 저는 예산안이 12월 초 통과되니까 그즈음 전당대회를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물론 그전에 한편에서 미리 당원 명부를 확정할 수 있을 것이다. 국정감사가 9월 하순까지니 그 일정을 고려해 11월도 가능하다고 본다. 다만 그 일정을 넘기는 거는 좋은 생각이 아니라고 보고 있다. 공론화를 해서 결정되길 바란다."
▶전당대회에 출마한다면, 당원들이 왜 '안철수'를 지지해야 하나.
"결국은 총선에서 이기고 집권하기 위해서다. 보수와 중도가 결합한 그런 정당이 돼야 이길 수 있다. 총선이든 대선이든 중도 싸움이다. 지금 민주당도 중도 쪽을 포섭하려고 난리이다. 국민의힘이 가장 부족한 점이 중도를 가져오는 힘인데 '안철수'가 중도를 가져올 수 있다. 그리고 또 지금 총선은 대선후보급 당 대표끼리 싸움이다. 그럼 답은 명확하지 않나."
▶인수위원장으로서 전 정부 문제를 점검하고 윤석열 정부가 나아갈 주춧돌을 놓았다.
"인수위원장 역할을 한 것은 저한테는 너무나 좋은 경험이다. 국정 전반을 들여다본 것도 사실은 처음이다. 국정과제를 정하면서 정말로 필요한 것들을 담았다."
▶그런 측면에서 지난 대선에서 후보 단일화한 것은 그동안의 정치적인 선택에서 가장 잘한 것으로 봐도 되겠다.
"정치는 현재 진행형이다. 정권교체를 이루기 위한 2년 반 동안 노력이 결실을 본 거다."
▶국정 지지율이 왜 빠졌다고 보나.
"정당 지지율은 35%, 대통령 지지율은 25%라는 조사가 있다. 그렇다면 중도층 말고도 정당 핵심 지지층 중에서도 한 10% 빠졌다는 이야기이다. 그분들은 왜 지지하지 않을까 생각해 봐야 한다. 법 앞에서 평등해야 하고 잘못한 거는 처벌해야 한다. 그건 적폐청산이라고 볼 수가 없다. 지난 정부에서 하다가 못한 수사들이 얼마나 많나. 그런데 윤석열 정부가 출범하고 나서도 별로 진척이 없다. 저의 집안 어르신들이 영주·예천·안동에 많이 사시는데 이분들이 그걸 답답해 하신다. 그런 것들을 제대로 하면 지지율이 원래 정상적인 수준으로 회복할 수 있다고 본다."
▶안 의원의 뿌리가 영주?
"'순흥 안씨'다. 저희가 문중에서 막내 쪽이다. 그래서 항렬이 굉장히 높다. 제가 26세 손인데, 안중근 의사, 안창호 선생님이 다 26세손이라고 한다. 죄송한데 같은 항렬이어서 (제가) 안창호 선생님, 안중근 의사의 동생이 돼 버린 거다. 그분들에게 진짜 폐가 안되어야 한다는 다짐을 늘 한다."
▶본인이 꼽는 단점 하나를 말하면.
"제 마음 표현을 잘 못하는 거다. 경상도 사나이라 무뚝뚝해서 속으로는 막 고맙고 그런데 이런 거를 표현을 잘 못한다."
▶가장 잘하는 것은.
"일을 악물고 끝까지 해내는 거. 마라톤 완주를 여러 번 했다. 4시간 안에 드는 거 아마추어가 어렵다."
▶정치를 통해 이루고 싶은 단 한 가지를 꼽으면.
"세금으로 자기편 먹여 살리려고 정치하는 거를 막는 것이다. 여의도 정치에서 제일 환멸을 느낀 게 그 부분이었다. 정치라는 게 무엇인가 저도 고민은 많이 했는데 어느 날 정치학 교과서 딱 펼쳐보니까 '정치는 권위에 의한 자원 배분이다'라는 구절이 나왔다. 와닿더라. 정치가 우리 사회의 잘못된 부분이나 우선순위를 조금만 조정해 주면 굉장히 많은 사람이 행복하게 살 수가 있다. 그걸 고치는 데 관심이 없고 어떻게든 세금 가지고 자기편 먹여 살리는 일을 하는 그런 정치는 진짜 없어져야 한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중요한 현안이라고 생각하는 점은.
"지역 균형 발전이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 하나만 꼽으라고 하면 저출산·고령화이다. 이것이 지역 불균형 발전 때문에 생긴다. 많은 젊은이가 수도권으로 올라오는데 직장도 좋은 데 못 찾고 집도 못 구하니까 결혼을 못 한다. 서울의 출산율이 0.6대라고 한다. 저출산·고령화 예산을 지역 균형 발전에 써야 한다. 제가 독일에서 얼마간 살았는데 어디를 가도 잘 살 수 있게 돼 있었다. 대구경북을 포함해 지방이 그런 삶을 살 수 있도록 돕고 싶다." 논설위원 yrlee@yeongnam.com
◆안철수 의원
△1962년생 △서울대 의과대학 학사·석사·박사, 펜실베이니아대 공학석사,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 경영학 석사 △단국대 의과대학 의예과장, 안철수연구소 창업자 겸 대표이사, <주>AhnLab 이사회 의장, KAIST 기술경영전문대학원 석좌교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 원장,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장, 제19·20·21대 국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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