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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일보TV

또 수성구에서…투견 훈련 의심 시설, 수성구 나오는 이유는?

2022-10-03 18:04

넓은 면적과 높은 녹지 비율
수성구 집중 제보도 이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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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일 대구 수성구 연호동의 한 개 사육시설에서 발견된 러닝머신. 서민지기자 mjs858@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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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일 투견 훈련 의심 시설이 발견괸 대구 수성구 연호동의 개 사육시설 항공사진. <캣치독팀 제공>

최근 대구 수성구에서 투견 훈련 의심 시설이 잇따라 발견되면서, 그 이유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지난달 1일 대구 수성구 연호동의 한 개 사육시설에서 투견 훈련용 런닝머신 등 투견 훈련 의심 시설이 발견됐다. 앞서 동물보호단체 '캣치독팀'은 지난 6월3일 수성구 매호동에서 불법 투견 훈련장 의심 시설을 발견했고, 같은 달 20일에도 가천동에서 비슷한 시설을 발견(영남일보 6월6일자 2면·6월 21일자 6면 보도)했다.

가장 최근 발견된 투견 휸련 의심 시설은 연호동 가축사육제한구역이다. 캣치독팀이 급습할 당시 이곳 일대에서는 핏불테리어 13마리와 닭 5마리, 러닝머신 2대와 사각링이 확인됐다. 캣치독팀은 닭은 개의 공격 본능을 일깨우기 위한 자극제 역할로 이용했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견주는 "닭들을 보호하기 위해 개들을 키우고 있다"고 해명했다. 60대로 알려진 견주는 체력 문제로 키우는 개들을 밖으로 데리고 나갈 수 없어 러닝머신을 마련한 것으로 전해지기도 했다.

반면, 캣치독팀은 "오히려 사육되는 개들의 수가 더 많아 견주의 주장에는 무리가 있다"며 "쇠사슬이 달린 러닝머신 2대 등이 있는 것으로 봐서 견주가 개의 자유의지를 박탈해 신체적 고통을 준 것으로 판단된다"고 맞섰다. 이어 "발견된 사각링 안에 개집을 가져다 놓은 것으로 봐서 사각링 안에서 투견행위를 하지 않는다는 것으로 보여주려고 한 것 같다"고 주장했다.

이번 사례에 대한 형사 고발 조치는 이뤄지지 않았다. 핏불테리어 등이 학대를 당하는 모습이 현장에서 적발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견주는 선례들을 참고해 개들을 맹견책임보험에 가입하고, 동물 등록도 마친 상황이어서 과태료를 물 수도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시설이 불법 건축물인 것이 확인되면서 수성구청은 조만간 행정 조치를 취할 것으로 알려졌다.

수성구청 건축과 관계자는 "이 지역이 원래 개발제한구역이었지만 LH(한국토지주택공사)에서 토지수용하면서 해제됐다"며 "건축물이 11월 안에 철거된다고는 하지만, 이와 별개로 이번 위법 행위에 대한 행정조치는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유독 수성구 고산동에서 투견 훈련 의심 시설이 발견되는 이유에 궁금증이 커진다. 연호동과 가천동은 행정동(洞)으로 고산2동에 속하며, 매호동은 고산3동의 법정동이다.

고산동 주민들은 고산동의 지형적 특성과 규모가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수성구청에 따르면 고산1·2·3동을 다 합친 면적은 38.27㎢로, 수성구 전체면적(76.54㎢)의 절반을 차지한다. 녹지 비율은 고산1동이 87.5%, 고산2동이 89.3%, 고산3동이 71%에 달한다.

고산동 원주민 A씨는 "주거지역을 제외한 고산동 일대는 수성구에 속해 있어도 여전히 시골 지역이다. 인적이 드물고 은밀한 지역도 적지 않다"며 "특히 연호동 시설은 녹지로 둘러싸여 있고, 인근 범안로의 차 지나가는 소리 때문에 개가 짖는다고 해도 쉽게 알아챌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민 B씨도 "워낙 땅덩이가 넓다 보니 고산동에서 오래 살아온 주민이더라도 외진 곳에서 개를 키우는 것을 알 방법이 없다"고 했다.

일각에선 수성구 매호동에서 지난 6월 처음 투견 훈련 의심 시설이 발견된 이후 이곳 일대가 주목 받으면서 새로운 투견 훈련 의심 시설이 계속 적발된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한 주민은 "대구의 수 많은 산자락, 조용한 녹지 지역에 숨어드는 여러 투견 훈련 시설이 있을 것"이라며 "최근 연속해서 고산동 시설이 적발된 여파도 있고, 그나마 도심과 가까워 접근성이 좋은 탓에 쉽게 목격되기도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서민지기자 mjs858@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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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지 기자

정경부 서민지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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