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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1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 LG 트윈스의 경기에서 팬들이 응원을 펼치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 제공> |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의 가을 잔치가 무산됐다.
삼성은 지난 4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맞대결에서 3-7로 패했다. 같은 시각 KIA 타이거즈가 LG 트윈스를 8-3으로 잡아내면서 삼성의 '트래직 넘버'가 가득 찼다.
이날 경기 전까지 삼성은 63승 2무 74패로 7위를 달렸고, KIA는 67승 1무 71패, 5위였다. 양 팀에 남은 5경기 중 삼성이 4승 1패를 기록하고도 가을야구에 진출할 수 있는 경우는 KIA가 5전 전패하는 상황, 하나뿐이었다.
올 시즌 전반기가 끝난 7월 중순 삼성은 지옥에 있었다. 6월 30일부터 시작된 연패는 전반기 끝까지 이어졌고, 7월 22일 후반기가 시작한 뒤에도 2경기 더 패해 '구단 첫 13연패'의 악몽을 꿨다. 팀 순위는 나락으로 떨어져 7월 26일 9위로 내려앉았다.
이기고 지기를 반복한 삼성은 도무지 9위에서 벗어나지 못했고, 결국 전임 사령탑 허삼영 감독은 8월 1일 자진해 자리에서 물러났다.
새로 부임한 박진만 감독 대행은 어수선한 분위기를 빠르게 정리했다. '레전드 유격수' 출신다운 현장 장악력으로 팀을 안정시켰고, 2군 감독 경력을 살려 퓨처스(2군)팀 선수들을 적극적으로 기용하기 시작했다. 동시에 2군에서 함께한 코치진도 끌어올려 호흡을 이어가고자 했다.
강한울로 대표되는 용병술은 팀에 활기를 불어 넣었다. 강한울은 박 감독 대행 부임과 함께 1군에 복귀해 8월 타율 0.356(59타수 21안타), 9월엔 4할(70타수 28안타) 타율을 기록했다. 지난달 20일 개인 통산 2호 홈런까지 때린 그는 같은 달 29일부터 3경기 연속 4번 타순에 배치되는 영광도 누렸다.
조민성, 김영웅, 박주혁 등 새로운 얼굴들에 기회를 주는 모습도 팬들의 응원을 받고 있다. 9월 확대 엔트리 시행 후 1군 승격 기회를 얻은 내야수 조민성과 김영웅은 나란히 데뷔 첫 홈런을 맛봤고, 박주혁은 8경기 6⅔이닝을 소화하며 평균자책점 1.35로 좋은 투구를 펼치면서 박 감독 대행의 부름에 응했다.
마지막까지 가을야구 진출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선수단에 팬들은 열화와 같은 응원을 보내고 있다.
삼성은 이번 시즌 65만452명(4일 기준)의 관중을 모아 정규시즌 우승 경쟁 중인 SSG(98만1천546명)·LG(92만71명)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팬이 경기장을 찾았다. 이뿐 아니라 오는 8일 홈구장 삼성라이온즈파크 예정된 SSG와의 시즌 마지막 경기는 코로나 19 유행이 시작된 이후, 3년 만에 처음으로 100% 관중석이 가득 들어찰 예정이다.
구단 관계자는 "지난 시즌 라팍에서 있었던 kt와의 타이브레이커(10월 31일) 때도 매진이 되긴 했지만, 당시 관중석은 50%만 허용돼 1만2천244석이 소진됐다"며 "코로나 시대 첫 100% 매진으로 응원을 보내주시는 팬들께 감사하다"고 전했다.
부진 속에서도 팬들 사랑을 받은 삼성이 시즌을 잘 마무리하고, 다음 시즌까지 지금의 기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최시웅기자 jet123@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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