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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뉴스] 권계숙 '그 세 번째 이야기 순수무아' 전시회를 다녀오다

2022-10-19
[동네뉴스] 권계숙 그 세 번째 이야기 순수무아 전시회를 다녀오다
권계숙 작가의 '그 세 번째 이야기 순수무아' 전시 작품 중 일부. 진정림 시민기자
[동네뉴스] 권계숙 그 세 번째 이야기 순수무아 전시회를 다녀오다
권계숙 작가가 자신의 갤러리겸 작업실에서 1차 작업해 둔 그림에 2차 작업을 시도하고 있다. 진정림 시민기자
[동네뉴스] 권계숙 그 세 번째 이야기 순수무아 전시회를 다녀오다
권계숙 작가의 작업실 내부 모습. 진정림 시민기자
[동네뉴스] 권계숙 그 세 번째 이야기 순수무아 전시회를 다녀오다
권계숙 작가의 '그 세 번째 이야기 순수무아' 전시 작품 중 일부. 진정림 시민기자


"그림은 마음이다"라고 말하는 비구상 화가 권계숙(62·북구 서변동)씨의 작품이 '그 세 번째 이야기 순수무아'라는 이름으로 대구 서구 북비산로281 5층 '숙갤러리'에서 지난 4일부터 시작돼 14일까지 전시가 이어진다.

"조물주가 원망스러웠어요. 재능은 없는데 왜 이리 하고 싶을까?"

자다가도 물감 감촉을 느끼고 싶었다는 권작가는 그림을 시작하게 되었을 때를 이렇게 회상했다.

10여년 전 권작가는 온몸이 돌덩어리처럼 굳어가고 걸을 수 없을 지경에 이르러 목과 허리수술을 위해 두 차례나 수술대에 올랐다. 몸 뿐만 아니라 마음까지도 아팠던 그는 우울증 진단도 받았다. 대학시절 가정학을 전공했던 그는 대학때 은사 최외선 교수님을 만나 또다시 미술심리 치료와 심리학 공부를 시작했다. 지금까지도 재활치료를 받아야 하는 권작가는 미술심리치료 대학원 과정을 중퇴해야 했지만 '그림을 통해서 나 자신을 알아가는 과정'임을 깨달게 됐다.

비장애인이면서 권작가는 장애인미술협회 소속으로 활동한다.
처음에는 구상화로 그림을 시작했지만 틀이 없고 자유로운 영혼을 가진 그에게는 어울리지 않았다. 미술심리 최외선 교수님의 권유와 구필화가로 유명한 송진현 작가의 '자기 정체성과 자기 만의 색이 있다'는 말에 용기를 얻어 주로 추상화를 그리게 됐다.

잘 웃고 유순한 성격인 그가 그림에 몰입할 때만큼은 무의식 세계의 자아를 이끌어내느라 에너지가 많이 소요된다,
번뇌가 많았던 초기 작품에는 30호 캔버스에도 색이 복잡하게 나왔는데 지금은 100호 캔버스에 작업을 하는데도 색이 단순화 되고 마음이 편안함을 느낀다

그림은 마음의 거울이라고 믿는 그는 '서랍정리 효과' 를 위해 끊임없이 감정일기를 써왔다. 2014년부터 쓰기 시작한 감정일기는 총 9권에 이른다.
그의 작업실에는 아직 전시되지 않은 작품이 수십 점 있는데 그 그림을 그릴 당시의 감정을 그대로 다 설명할 수 있을 정도다. 추상화는 내재된 무의식의 세계를 표현하는 작업이기 때문에 그림을 통해 역으로 자신의 마음을 추적할 수 있다.

추상화는 누구나 도전해보고 싶어하지만 생각만큼 잘 되지 않는 분야이기도 하다. 그는 작품이 잘 되지 않을 때는 인문학 책을 읽거나 동네 뒷산 솔밭을 산책하며 명상의 시간을 가진다. 중국 고전을 읽을 때는 신화적인 느낌이, 반지의 제왕 영화를 보면 그런 느낌이 화폭에 투영되기 때문에 새로운 도전을 위해 늘 탐구하는 자세는 기본이다.

그림의 색감이나 형태, 점 하나에도 그 사람의 인생이 반영된다. 그는 "내가 만약 안 아팠으면 그림을 그릴 수 있었을까? 인생의 굴곡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이야기가 많다는 것이다"라고 말한다.

서구문화센터에서 3년간 민요를 배운 적이 있는 그는 작업실 한켠에 마련된 장구를 치면서 '뱃놀이' 라는 민요를 신명나게 부르기도 했다. 이렇듯 흥이 많은 그에게 그림은 한바탕 재미난 놀이이다. 아이들이 공기놀이 하듯 동심의 세계에서 마음껏 노는 이 놀이에 흠뻑 빠져있다고도 했다.

그래서 그는 작품 제목을 '순수무아'라고 정했다. 추상화 이외에 구상화는 주로 손주들과 재미나게 놀았던 기억을 화폭으로 옮긴다

그는 공부하느라 지친 학생들에게 그의 작업실겸 갤러리를 개방해서 마음껏 놀게 해 보고 싶고 노후에 마음의 풍요를 누리고 싶은데 방법을 모르는 사람들을 위해 그 방법을 가르쳐 주고 함께 놀고 싶은 바람이 있다고 한다.

학지사(출판사)와 대서신협에 그의 그림 각 4점과 1점이 전시돼 있다.
오는 25일부터 30일 까지는 대구장애인 미술협회 정기전 '삶의 숨결을 그리는 사람들'전 (봉산문화예술회관 제1전시실), 다음달 21일부터 27일 까지는 '한마음아트페스티벌 정기전'(달서아트센터 달서갤러리)을 앞두고 있다.

글·사진= 진정림 시민기자 trueforest@naver.com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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