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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송이 1400만원 日고급 포도 '루비로망' , 한국으로 유출?

2022-11-09 14:07
루비로망연합.jpg
연합뉴스
첫 경매가가 포도 한 송이에 150만엔(약 1430만원)에 이르는 일본 이시카와현의 고급 포도 '루비로망(Ruby Roman)'의 묘목이 한국으로 유출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7일 아사히 신문에 따르면 1995년부터 루비로망을 개발한 이시카와현이 지난 8월 서울 시내 백화점과 고급 슈퍼마켓 등 3개 점포에서 루비로망이라는 이름으로 팔리는 포도 3송이를 구입해 감정한 결과, 이시카와현산 루비로망과 유전자형이 일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했다.

이시카와현은 포도의 생육기간을 고려했을 때 이미 5년 이상 전에 묘목이 유출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루비로망 농가에 묘목 관리에 대해 조사했으나, 유출 경위나 원인을 밝혀내지는 못했다. 현은 엄격한 계약을 한 농가에 한정해 루비로망 묘목을 제공하고 있다.

루비로망은 이시카와현이 14년에 걸쳐 독자적으로 개발한 품종으로, 포도 한 알의 무게가 20g 이상으로 크고, 당도가 18도 이상에 달한다. 2012년부터 수출을 시작해 홍콩·대만·싱가포르 등에서도 판매하고 있다. 일본 내에서도 루비로망의 인기는 높아 아베 신조 전 총리와 기시다 후미오 총리도 즐긴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한국에서 팔리던 '가짜' 루비로망은 일본 현지에서 생산된 것에 비해 모양이 고르지 않고 색깔이 나쁘다고 신문이 보도했다. 입자도 작고 당도는 16.7도로 높지만 이시카와현이 기준으로 하는 18도에는 미치지 못한다고 한다.

1995년부터 14년에 걸쳐 이시카와현이 개발한 독자 브랜드로 2012년부터 해외 수출이 시작됐다. 판매액은 꾸준히 증가해 지난해 홍콩, 대만, 싱가포르 등에서 약 6000만엔(약 5억7200만원)에 달했다.

이시카와현은 뒤늦게나마 각국에서의 루비로망 상표 출원을 서두르고 있는데, 대만에서는 이미 등록을 마쳤고 한국 등 47개국에서는 상표 등록을 위해 준비 중이다.

다만 품종 등록은 국가별로 절차를 밟아야 하는 것도 '장벽' 중 하나다. 농림수산성에 따르면, 등록 비용은 1개국당 수십만엔(수백만원)에서 200만엔(약 1900만원) 정도로 등록까지의 기간은 45년이 걸리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총리 관저에도 종종 납품되고 있다. 올해 8월에는 신종 코로나로 요양 중인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시식해 "매우 풍부한 맛"이라고 평가했고, 2015년에는 아베 신조 당시 총리가 즙이 많다면서 "주시(juicy)"라고 맛을 표현한 바 있다.

아베 전 총리는 2020년 시정방침 연설에서 루비로망을 거론하며 "농가 여러분의 오랜 노력의 결정인 일본 브랜드를 해외 유출 위험으로부터 확실히 지키겠다"고 말한 바 있다.

일본의 명품 포도가 외국으로 유출된 일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일본 농림수산성은 2016년께 유출된 샤인머스캣에 대해 만약 품종 등록을 미리 했다면 연간 100억엔(약 953억원) 이상의 허가료를 받을 수 있었을 것으로 추산했다. 현재 샤인머스캣은 국내는 물론 중국에도 급속히 보급돼 중국의 샤인머스캣 재배 면적은 일본의 약 30배에 이른다.

한편 해외 농산물 유출을 막는 방법으로는 품종 등록을 하면 된다. 농림수산성에 따르면 국제적으로 신품종을 보호하는 '유포프 협정'에 가입한 나라에서는 품종을 개발한 육성자(루비 로망의 경우에는 이시카와현)가 각 나라에서 품종을 등록하면 그 나라에서 허가 없이 다른 생산자가 재배하거나 증식한 경우 등에 이를 금지하거나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유출을 막는 또 다른 방법은 국제상표 등록이다. 각국이 권리를 인정하면 상표권을 침해당한 경우 판매금지나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현재 국산 루비로망은 묘목이 2만~8만원에 거래중이며 포도송이도 비슷한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다.
서용덕기자 sydkjs@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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