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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일보TV

하천변 우후죽순 파크골프장 환경오염 우려

2022-12-26 2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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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북구 검단파크골프장에서 동호인들이 파크골프를 즐기고 있다.  이자인기자

파크골프가 고령층을 중심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가운데 매년 증설되는 파크골프장에 대해 환경오염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또 일각에선 선거 공약에 따른 무분별한 확충을 지적했다. 26일 대구시에 따르면 대구에서 운영 중인 파크골프장은 총 25곳으로, 이 중 13곳이 2018년 이후 준공됐다. 절반 이상이 최근 5년 내 조성된 셈이다. 추가 조성도 한창이다. 북구청이 사수동에서 공사에 착수했고, 동구청은 사복동에 내년 말까지 조성할 예정이다. 달성군청·서구청·수성구청 등도 계속해서 파크골프장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 파크골프장 조성이 많아진 것은 파크골프 수요가 그만큼 증가했기 때문이다. 대한파크골프협회에 따르면 대구지역 회원은 2017년 3천368명 수준이었으나 지난달 기준 1만7천737명으로 5배 이상 늘었다. 비회원까지 합치면 회원 수는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대다수 회원은 60대 이상 고령층으로, 몇 년 새 어르신의 인기 레저스포츠로 자리 잡았다.


5년째 파크골프를 하고 있다는 이모(여·70)씨는 "젊었을 땐 볼링이나 수영, 탁구를 했지만 이젠 밀폐된 공간보다는 탁 트인 야외에서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 파크골프는 몸에 무리도 없고 무조건 1만보씩은 걸을 수 있다. 요즘은 파크골프를 안 하면 또래에서 소외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파크골프장이 빠르게 확충되는 데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하천부지 사용에 따른 환경오염이나 단체장들의 공약성 사업으로 빠르게 추진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파크골프장이 주로 하천변에 자리 잡고 있다는 데 대해 많은 지적이 나온다. 파크골프장은 국유지나 시유지를 중심으로 미개발 부지를 물색해야 하며, 하천변은 주거지역으로부터 떨어져 건립에 따른 민원으로부터도 다소 자유로운 편이다. 정수근 대구환경운동연합 생태보존국장은 "하천은 야생동물의 서식지이고 이동통로다. 하천변을 중심으로 계속해서 파크골프장을 설치하다 보면 기본적으로 생태계를 파괴할 수밖에 없다"며 "무작정 부지를 찾아 조성하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다"고 지적했다.


단체장들이 공약사업으로 내걸고 우후죽순 파크골프장을 설치하는 데 대한 우려도 나온다. 파크골프협회원 A씨는 "여기는 가장 중요한 표밭이라고 볼 수 있다. 구민들이 3천명씩 다니는데, 구청장이 추진하지 않을 수가 없다"며 "원래 다용도 체육시설로 쓰고자 했던 운동장을 파크홀로 쓰고 있는 곳도 있다. 수요가 많으면 확충되는 게 맞지만 과잉투자를 한다는 느낌도 없지 않아 있다"고 했다.


반면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만큼 어르신 생활체육시설 확충도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도 만만찮다. 4년째 파크골프장을 다닌다는 김모(69)씨는 "통풍을 앓거나 신경질환을 앓던 사람이 파크골프를 하면서 자연스레 낫는 사례를 많이 봤다"며 "노인들이 많아지는 시대에 생활스포츠시설이 더 많아지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라 생각한다. 속도에 휘말려 환경을 놓치는 일만 없으면 될 것 같다"고 했다.
이자인기자 jainlee@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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