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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타워] 이태원 참사를 통해 본 대한민국 어른

2022-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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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영 한국스토리텔링연구원 원장

이태원 참사가 발생한 지 20여 일이 지났다. 정치권에서는 꽃처럼 아름다운 158명의 생명이 스러진 국가적 참사를 정쟁의 도구로 이용하고 나섰다. 반면 일반인들의 뇌리에서는 잊혀 가고 있다. 살려달라는 아우성을 외면하고 책임지지 않으려는 어른들의 잘못인데, 진정성 있는 반성이나 희생자를 기억하려는 대책 논의는 없다.

대한민국의 어른은 어떤 사람인가? 사전의 정의는 다섯 가지다. 1. 다 자란 사람 또는 다 자라서 자기 일에 책임을 질 수 있는 사람 2. 나이나 지위·항렬이 높은 윗사람 3. 결혼을 한 사람 4. 한 집안이나 마을 따위의 집단에서 나이가 많고 경륜이 많아 존경을 받는 사람 5. 남의 아버지를 높여 이르는 말.

사전에서처럼 우리 사회에서도 어른의 형태는 다양하다. 그런데 이태원 참사에서 보았을 때 '존경을 받는 사람'이나 '자기 일에 책임을 질 수 있는 사람'은 찾아보기 어려운 반면, 생물학적인 어른이나 나이나 지위가 높은 어른이 대부분이다. 다들 자신의 주장만 내세울 뿐이고, 다른 이들을 비방하기 위해서라면 가짜뉴스까지 만들어 낸다. 지위 등 우월적 위치를 내세우면서 타인의 행동이나 생각에 공감할 줄 모른다.

이런 어른들이 이태원 참사에 희생된 청년을 향해 온갖 억측과 비난을 쏟아낸다. 청년들은 비난받을 일을 하지 않았다. 그들은 우리 사회가 금지하는 이상한 일탈을 했던 것이 아니라, 가장 찬란하게 빛나는 청춘의 시간에 아름다운 추억 한 페이지를 남기려 했을 뿐이다. 지금 어른이 된 많은 사람이 청년이었던 시절을 돌아보며 추억하는 행복한 일들과 전혀 다르지 않다.

국민의 대표라고 자처하고 있지만, 실상은 제일 못난 어른들의 집단인 정치인들의 모양새는 더욱 꼴불견이다. 불과 6개월 전에 치러진 대통령 선거에서 청년들을 위한 세상을 만들겠다고 목놓아 외쳤던 사람들이 맞는지조차 모르겠다. 장기판의 졸처럼 이용하고 선거가 끝난 후에 내버렸다 하더라도, 이번 참사에서는 다른 모습을 보였어야 한다. 여야가 하나로 합쳐 청년들의 죽음을 애도하고 미래의 청년을 위한 계획을 설계해도 시원찮을 마당에 서로가 서로에 대한 악다구니를 쏟아낼 뿐이다. 과연 이들이 이태원 참사의 진실을 알고 싶어 하는지 모르겠다.

더불어민주당은 진상규명을 이야기하지만, "모든 게 윤석열 책임"이라고 정권 흔들기에 혈안이다. 국민의힘은 책임지겠다고 하지만, "민주당의 정쟁 도구화"를 앞세워 정치 맞불을 놓고 있다. 한쪽은 '큰 것 하나 잡았다'고 의기양양하고, 다른 한쪽은 '밀리면 죽는다'고 발악한다.

1일 1강 논어 강독을 펴낸 박재희 선생은 군자에 대해 "불의를 보면 진실을 말하고 타인의 불행을 공감하며 명철한 판단력과 민첩한 행동으로 세상에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사람"이라고 정의했다. '책임지는 어른'이다. 군자가 아닌 사람으로 "권력을 잡고 국가의 안위와 국민의 생존에 관심이 없고, 오로지 표만 얻어 그 자리에 오래 머물고자 하는 정치인"이라고 지적했다. 우리 사회에 필요 없는 존재다.

2022년 11월 현재의 대한민국은 못난 어른과 정치인들의 자기 밥그릇 챙기기로 인해 위태롭고 불안하다. 대한민국의 청년과 국가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어른들은 사회의 본보기가 되는 길을 찾아야 한다.
전 영 한국스토리텔링연구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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