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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열 (경북대 명예교수·시인) |
스파이웨어란 사용자의 동의 없이 컴퓨터나 휴대폰에 몰래 프로그램을 깔아 그곳에 담긴 정보를 빼내 가는 악성 소프트웨어이다. 최근 이런 상업적 스파이웨어가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많은 나라가 이것을 사 가면서 마약 및 테러집단 추적에 쓴다고 하지만 독재국가에서는 반정부인사 사찰에 쓴다. 작년에 바이든 정부는 이 악성 소프트웨어로 인권운동가, 반체제인사, 기자 등을 사찰했다는 이유로 이스라엘의 제작회사 NSO그룹과 칸디루를 블랙리스트에 올려 앞으로 미국 정부기관이나 회사는 이 회사의 것은 일체 구입하지 못하게 했다.
그리스의 한 회사는 '프레더터'라는 프로그램을 내놓았는데 독일, 사우디를 비롯하여 12개 나라가 이것을 사 갔고 아직도 사려는 나라가 많다. 그리스의 기자와 야당 정치인은, 그리스 정부가 '프레더터'로 자신들을 사찰하였다고 주장하고서 그 회사의 경영자를 고소해 놓았다. 그뿐만 아니라 그리스 정부는 악용할 것이 뻔한 마다카스카르에 그 프로그램 판매허가를 해 주어 많은 국제적 지탄을 받고 있다.
프레더터는 사용자를 속여 악성 프로그램을 클릭하게 하여 작동하는 것이지만 '페가수스'라는 프로그램은 전혀 클릭 없이도 목표 휴대폰에 깔린다. 일단 깔리면 휴대폰은 사용자를 사찰하는 스파이로 둔갑한다. 이것도 NSO가 내놓았으며 이 회사가 이것을 수출하려면 정부허가를 받아야 한다. 미국이 마약퇴치에 쓰는 것도 역시 이스라엘 회사의 '그래파이트'인데 이것은 클라우드에서 정보를 훔쳐 오기 때문에 해킹의 흔적을 찾기가 페가수스보다 더 어렵다. 이것 역시 이스라엘 정부로부터 판매허가를 얻어야 살 수 있다.
경북대 명예교수·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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