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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영천 금호읍 작업장에서 서각작업에 몰두하고 있는 김우섭 명장(위)과 작업실 내부 모습. 천윤자시민기자kscyj83@hanmail.ne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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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경산 하양여고 학생들이 김우섭 명장이 새긴 퇴계 선생 좌우명 목판으로 인출체험을 하고 있다. <예당목공방 제공> |
"고교 재학 시절 하회탈에 대한 전문 지식이 많았던 주상찬 선생님으로부터 취미 삼아 하회탈 만드는 법을 배우면서 조각에 재능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전통 문화예술의 전승과 발전에 애쓰고 있는 김우섭(68) 서각 명장은 평생을 나무에 글 새기며 살게 된 계기를 이렇게 설명했다.
김 명장이 새긴 글씨는 대구경북 곳곳에서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관공서·전시관·공원·문중서원·정자·사찰 등 그가 지금까지 제작한 현판은 2천 점이 넘는다. 특히 경북도청 안민관·여민관·홍익관·동락관·경화문 현판과 상량문·이전기문 등이 그의 작품이다. 이와 관련 그는 "도청 내 현판 제작 등 청사 환경개선 공로로 김관용 당시 경북도지사로부터 표창패를 받았을 때 도민으로서 보람을 느꼈다"고 말했다.
또 △세계유교문화축전조직위원회 퇴계 이황 좌우명 목판 △한국국학진흥원 서울 엑스코 전시품 △호치민 경주세계문화엑스포 문화교류 현장 체험 후 베트남 국립박물관에 영구보존 지정된 목판 △경북 군위군 삼국유사목판도감소 현판·주련 △대구 달서구 인흥서원 명심보감 목판 모각 등도 그의 손에서 탄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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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산림박람회에서 체험부스를 운영한 김우섭 명장. <예당목공방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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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 세계기록유산 전시체험관에서 서각작업을 하고 있는 김우섭 명장. 예당목공방 제공 |
경북 안동 출신으로 안동시장애인복지관에서 목공예 지도교사로 근무하던 김 명장이 경산 하양으로 내려와 예당목공방을 운영한 지는 40여년됐다. 현재 하양 목공방은 아내인 윤영희씨가 전시장으로 운영하고 있고, 그의 작업실은 영천 금호에 있다. 영천 작업실은 웬만한 공장에 버금가는 규모다. 구입한 목재와 나무를 다듬는 공구, 글씨를 새기는 칼과 망치, 단청을 위한 석채 등 갖가지 물품이 즐비하다.
김 명장은 "현판을 제작하려면 글씨를 새기기에 앞서 준비과정이 많다"고 했다. 먼저 쓰임새에 맞는 나무를 정하고, 온도나 습도의 변화로 형태가 변하는 것을 막기 위해 건조 과정을 거친다. 건조되면 적당한 크기로 자르고 표면을 대패로 밀고 그 위에 글씨를 늘여놓는다. 이후 정확한 균형을 이루도록 글씨를 배치한 후 칼과 끌, 망치 등으로 글을 새겨 넣는 각자(刻字)작업에 들어간다. 그는 "글씨의 맛과 특징을 고려해 적당한 도구를 선택해 각자작업을 한다"며 "큰 작품은 제작기간이 최소 6개월에서 최대 1년까지 걸린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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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섭 명장이 제작한 관풍루 현판. <예당목공방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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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섭 명장이 제작한 경북도청 안민관 현판. <예당목공방 제공> |
김 명장은 "건물 출입구와 처마 사이에 글씨를 새겨 걸어 둔 편액은 건물의 용도를 표시하는 역할뿐 아니라 선비의 정신과 가치관, 자연관, 인생관 등을 담고 있는 소중한 기록유산"이라며 "서각은 삶의 자취를 남기고자 노력했던 인류의 역사와 함께 발전해 왔다. 울산 반구대 암각화, 청동기·철기시대 명문(銘文), 고구려 광개토대왕비, 고려시대의 목판인쇄 등에서 그 기원과 역사를 살펴볼 수 있다"고 했다.
한국미협회원, 영남지역 장애인기능경기대회 심사위원, 한양공예예술협회 초대작가, 자랑스러운 한국문화대상조직위원회 서각명장(2014-02-02호)인 그는 한국문화정신 장인상, 평창동계올림픽 성공 기원 세계미술축전 우수작가상 등을 받았다.
천윤자시민기자kscyj8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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