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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일보TV

진화하는 한국 교정·교화…세상과 소통으로 건전한 사회복귀

2023-02-03

장기복역수 영남일보 신춘문예 당선, 교도서에서 방통대 국문과 수학

2023 영남일보 문학상 시 부문에 장기복역수(필명 한이로)가 당선되면서, 교정·교화의 의미와 교정시설이 범죄자를 다루는 방식에 대한 재조명이 이뤄지고 있다.


범죄를 저질러 교정시설에 갇히게 된 수형자들을 대하는 방식과 규범은 시대 변화에 따라 바뀌어왔다. 구금하면서 감시하고, 형벌을 내리며 죗값을 치르게 하는 수동적 행태에서 교화하고 건전한 사회복귀를 돕는 방식으로의 변화다.


2일 대구지방교정청에 따르면, 교정당국은 수형자에 대한 개인적 특성과 범죄성에 대한 심층 분석을 통해 수형자 주기별 맞춤형 처우를 제시하는 분류센터 기능을 확대하고 있다. 또 인성교육 수료자에 대한 효과성 분석을 전제로, 맞춤형 직업훈련, 성폭력·마약류·아동학대 사범 등 고위험군 수형자에 대한 치료 프로그램을 실시한다. 또 수형자 심성 순화를 위한 교화방송 프로그램과 같은 다양한 교육·교화 정책을 시행하고 있기도 하다.


교육을 원하는 수형자들은 매년 꾸준히 늘고 있다.

 

2019~2021년 검정고시반 초등·중등·고등 교육을 받은 인원수는 1천952명에 달한다. 방송통신고와 방송통신대 교육은 3년간 각 45명, 278명이 받았고, 전문대 위탁교육은 143명, 학사고시반은 1천113명 이었다. 한이로씨 역시 방송통신대 국문학과에 입학해 문학동아리 문을 두드렸다.

 

대구경북 지역 소재 교정시설에서도 수형자 교육에 적극적이다. 김천소년교도소에서는 소년수용자에게 사회 정규고등학교 과정을 이수할 기회를 주기 위해 1982년 김천중앙고 부설 방송통신고를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포항교도소에서는 2007년부터 방송통신대 과정을 개설해 현재까지 68명 수형자가 학사 학위를 취득했다.


직업 훈련 교육도 각광받고 있다. 대구교정청은 2004년 청송직업훈련교도소(현 경북직업훈련교도소)를 신설해 수형자에게 체계적이고 전문화된 훈련 기회를 제공한다. 지난해 전국 기능경기 대회에는 대구교정청 소속기관에서 3명이 참가해 미장 부문 금상과 동상, 타일 부문 장려상을 수상했다.


수형자 중에선 새 삶에 대한 의지를 불태우는 이들이 많다. 대구 교정당국 관계자는 "새 삶을 살겠다는 의지가 누구보다 강했던 수형자가 특히 기억에 남는다"며 "그는 수형기간 동안 직업훈련에 열중해 자격증 2개를 취득하고 고졸 검정고시도 합격했다. 그런데 손가락 절단 사고를 당하면서 취업하지 못하게 되자 대구구치소의 도움을 요청했고, 자동차 관련 기업체에 취직했다"고 말했다.


단, 수형자 교육에 대한 회의론은 분명히 존재한다. 교정교육이 결국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된다는 점에서 냉담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이들도 있다. 특히 장기복역수의 경우에 더 그렇다.


대구교정청 사회복귀과 관계자는 "우리나라에는 가석방 없는 유기형은 없다. 무기형도 마찬가지다"라며 "기간이 길어질 수는 있지만 대부분 출소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교육은 오히려 더 필요하다. 오랫동안 사회와 단절돼 있었기 때문에 교정시설 내에서 다양한 교육과 전문지식을 제공해 사회에 나갔을 때 쉽게 정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교정시설 수용자들에 대한 교육은 소위 '사회적 투자'로 봐야 한다는 뜻이다.


서민지기자 mjs858@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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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지 기자

정경부 서민지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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