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전당대회 '간신배·아류작·호위무사' 거친 말 난무

국민의힘 3·8 전당대회에 출마한 천하람 당 대표 후보와 최고위원 후보들이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기인 청년최고위원 후보, 허은아 최고위원 후보, 천하람 당 대표 후보, 김용태 최고위원 후보. 연합뉴스

지난해 대선 등장했던 '윤핵관(윤대통령 핵심 관계자)'은 그나마 양반이다. 최근에는 '간신', '호위무사', '아류작' 등 비수 같은 말이 쏟아지고 있다. 상대의 폐부를 찌르는 말이 눈총을 사는 상황이다. 정치는 말로 이뤄지는 행위라는 점을 감안하면, 말의 실패는 곧 정치의 실패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

국민의힘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한 비윤(비윤석열)계 천하람 후보는 지난 6일 윤핵관을 '간신배'라고 표현했다. 7일에는 "이렇게 센 단어로 비판하는 게 그렇게 편하지는 않다"면서도 윤 대통령을 향한 비판임을 밝혔다. 천 후보는 "박근혜 전 대통령 당시를 보라. 친박 대통령이 됐다가 친박 중에서도 마음이 완전히 일치하지 않는 사람들을 배제하고, 진박의 대통령이 됐다가 점점 그것도 줄어서 문고리의 대통령까지 줄어들었다"고 지적했다. 또 "대통령의 뜻을 자기들이 무조건 따른답시고 충성 경쟁을 반복해서 대통령을 점점 작게 만드는 사람들이 충신이냐"며 "저는 이분들은 결코 충신이 아니고 굳이 말한다면 '간신'이라고 생각한다"고 재차 비판했다.

반면 친윤(친윤석열)계 김정재(포항 북구) 의원은 천 후보를 이 전 대표의 '아류작'이라며 비난했다. 김 의원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윤핵관'이라는 표현에 대해 "이준석 전 대표가 만든 신조어"라며 "옆에서 돕는 사람들이라는 뜻으로 당연히 존재해야 되는 것인데 (이 전 대표가) 부정적으로 쓴 것"이라고 했다. 천 후보의 전당대회 승리 가능성에 대해서는 "마치 자기들이 나라를 구할 것처럼 하는데 당원들은 이분들의 실체가 무엇인지 알기 때문에 당원투표로 가면 파괴력은 없을 것"이라며 "유승민 플러스 이준석을 뛰어넘지는 못할 것이다. (천 후보는)아류작이다"라고 직격했다.

'윤핵관', '윤안연대' 발언으로 대통령실의 비판을 받았던 안철수 후보 측은 '윤핵관' 대신 '호위무사'로 변경했다. 안철수 캠프의 김영우 선거대책위원장은 "윤핵관이라는 말도 하지 말라고 하니까 표현도 어려워진다"며 "윤 대통령 호위무사 의원들은 전당대회가 무엇을 위한 전당대회인지를 한 번 성찰해 보셨으면 좋겠다"고 했다. 안 후보의 갑작스런 일정 중단으로 불거진 후보 사퇴설에 대해선 "철수 가능성이 없어서 안철수"라고 했다.

윤 대통령의 정치 멘토로 알려진 신평 변호사가 제기한 '윤 대통령 탈당론'에 대한 후폭풍도 만만찮다. 이준석 전 대표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탈당을 거론하며 "어디서 본 것 같은 기시감이 든다"면서 "윤 대통령이 존경하는 대통령이 노 전 대통령이라고 한다. 노 전 대통령은 '대통령직 못 해 먹겠다, 당을 새로 만들어야 한다'며 실제로 (탈당을) 했다"고 말했다. 신 변호사는 논란이 커지자 김기현 후보 후원회장을 사퇴했다.

정재훈기자 jjhoo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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