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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중구, 구청장 공약 사업 위해 '약령시 한방특구' 브랜드 버리나?

2023-02-20

특구 해제 가능성 나오는 약령시에 이인성 화백 미술관 조성 추진

구의회 반대로 예산삭감 됐지만 4월 추경에 예산 다시 편성하기로

원작 전시도 없는데 관광객 유입 등 효과 있을지에 대해선 의문

대구 중구, 구청장 공약 사업 위해 약령시 한방특구 브랜드 버리나?
문을 닫은 에코한방웰빙체험관 입구에 이인성 아르스 공간이 조성될 것을 예고하는 포스터가 붙어있다.

대구 중구가 구청장 공약 사업을 위해 300년 전통의 '약령시'와 전혀 무관한 사업을 추진해 논란이다.

중구청·중구의회 등에 따르면, 중구청은 지난해 연말 폐관한 에코한방웰빙체험관(중구 남성로 24, 이하 체험관)을 이인성 화백의 작품을 전시하는 공간(가칭 이인성 아르스 전시관)으로 새로 조성할 계획이다. 이는 류규하 구청장의 재선 핵심 공약인 '역사문화자산의 보존과 복원을 통한 관광 인프라 조성'으로 추진되는 사업이다. 중구청은 원래 올해 내로 전시관 설계·착공 등에 나설 계획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연말 중구의회에서 해당 사업 추진에 제동을 걸면서 사업 예산(35억원)이 전액 삭감된 상태다.

문제는 이 전시관이 약령시의 정체성과는 크게 상관이 없다는 점이다. 전시관은 이 화백의 작품과 기증품을 통해 문화예술 콘텐츠 활용·연구개발 공간으로 구상됐다. 물론 '대구가 낳은 천재화가'인 이 화백이 갖는 상징성은 크다. 그러나, 이를 한방특구 한 가운데 조성하는 건 가뜩이나 쇠퇴위기에 놓인 약령시를 사실상 방치하는 것과 같다. 특히, 최근 약령시 한방특구 지정 해지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어, 특구 해지를 부추긴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이에 대해, 중구청 관계자는 "공약 사업이기 때문에 이를 계속해서 추진할 계획"이라며 강행 의지를 밝혔다. 그는 "4월 추경 때 해당 예산을 다시 올릴 것"이라며 "약령시라고 해서 한방 관련 시설만 들어설 이유는 없다. 오히려 집객 효과로 상권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구청이 기대하는 집객효과가 실제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전시관에는 이 화백의 원작이 전시되지 않을 뿐 아니라, 작품을 활용한 미디어아트·유품 등만 전시된다. 원작이 전시되지 않는 이 공간이 인근 현대백화점 내 대형 복합문화예술광장(더 포럼)과 비교해 경쟁력이 있을지도 미지수다.

김효린 중구의회 도시환경위원장은 "약령시는 젠트리피케이션의 위협에 놓여 있어 사업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며 "중소벤처기업부에서 '한방특구 지정을 해지한다'는 이야기가 계속 들려오고 있는데, 체험관을 없애고 전시관을 조성한다는 것 자체가 문제다. 약령시와 부합하는 활성화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글·사진=황지경기자 jghwang@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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