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정상회담서 '협력' 강조
北 ICBM 발사 규탄 한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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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박2일 일정으로 일본을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16일 오후 일본 도쿄 총리 관저에서 기시다 후미오 총리와 의장대 사열을 위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총리의 세 번째 만남이자 상대국에서 처음으로 열리는 한일정상회담은 16일 오후 일본 도쿄 총리 관저에서 83분 동안 진행됐다.
양국 정상은 지난해 9월 미국 뉴욕, 11월 캄보디아 프놈펜에 이어 벌써 세 번째 만났지만 , '한일관계의 새 시대'를 열겠다는 두 정상의 의지가 어느 때보다 강력하게 표출됐다는 평가다.
이날 회담은 오후 4시50분 시작됐다. 먼저 비공개로 23분 동안 진행된 소인수 회담에는 박진 외교부 장관, 김성한 국가안보실장과 김태효 안보실 1차장, 서민정 외교부 아태국장 등이 배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자리에서는 한일 정상이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빈번하게 서로 방문하는 '셔틀 외교'의 복원에 사실상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는 오후 5시15분 화기애애한 표정으로 확대 회담장에 입장했다. 태극기와 일장기가 번갈아 게양된 회담장 전면에 서서 악수하며 기념사진을 촬영한 두 정상은 녹색의 사각 테이블에 마주 앉았다. 양국 국무위원들이 나란히 배석했다.
기시다 총리는 모두발언을 통해 "도쿄에서는 벚꽃이 개화했다"며 "윤 대통령과 미래를 위해 한일관계의 새로운 장을 함께 열 기회가 찾아온 데 대해 대단히 기쁘다"며 "서로 도움이 되는 협력을 추진하기 위해 정치, 경제, 문화 등 여러 분야에서 정부 간의 의사소통을 강화해나가는 것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고자 한다"고 했다.
이에 윤 대통령은 "오늘 도쿄에서 기시다 총리님과 제가 이렇게 만난 것은 그간 여러 현안으로 어려움을 겪던 한일관계가 새롭게 출발한다는 것을 양국 국민께 알려드리는 특별한 의미가 있다"며 "그간 정체돼온 한일관계를 협력과 상생 발전의 관계로 전환할 수 있는 유익한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믿는다"고 기대감을 표했다.
양국 정상은 이날 오전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를 한목소리로 규탄하며 양국의 공조 필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확대 회담은 1시간여 뒤인 오후 6시15분쯤 마무리됐고 이후 회견장으로 이동해 공동 기자회견을 가졌다.
먼저 모두발언을 진행한 기시다 총리는 다시 '벚꽃' 얘기를 꺼냈다. 기시다 총리는 "이번 주 도쿄에서는 벚꽃이 피기 시작했습니다마는 긴 겨울철을 벗어나 양자 회담을 위한 방문으로서는 12년 만에 한국 대통령을 일본에 모시게 됐다"고 말했다. 다시금 온기가 돌기 시작한 한일관계를 거듭 꽃이 피는 봄 날씨에 빗댄 것이다. 이어 "윤 대통령의 일본 방문은 일한 관계에 있어서 커다란 한 걸음"이라며 "이번 방일을 계기로 신뢰와 우정이 돈독해지고, 양국 관계가 크게 비약할 것을 기대한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얼어붙은 양국관계로 인해 양국 국민이 직간접적으로 피해를 보아왔다는 데 공감하고, 한일관계를 조속히 회복시켜 나가자는데 뜻을 같이했다"고 했다.
한편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이 이번 일본 방문에서 일본의 환대를 받았다는 점을 강조했다. 특히 윤 대통령 부부가 하네다 공항에 내렸을 때 일본 외무성 부대신이 활주로까지 나와 인사한 것은 "예우를 표시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게 대통령실 관계자의 설명이다.
정재훈기자 jjhoo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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