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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일보TV

[명품 트레킹 코스 '영덕 블루로드'] 걸으며 즐기는 푸른 비경…동해가 내어준 4색 힐링로드

2023-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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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코스 구간의 노물리 해안마을을 지나면 잘 정리된 나무데크길과 야생의 바윗돌길이 해안을 따라 연이어진다. 〈영남일보 DB〉
우리나라 7번 국도를 축으로 부산에서 강원도 고성군 통일 전망대까지 도보로 이어지는 동해안 688㎞의 해파랑길 중심에 '영덕 블루로드'가 있다. 총길이 65㎞의 영덕 블루로드는 쪽빛 파도의 길(D코스), 빛과 바람의 길(A코스), 푸른 대게의 길(B코스), 목은 사색의 길(C코스)의 네 가지 주제 코스로 되어 있다. 각 코스는 해안도로와 마을 길, 숲길 등 자연의 순리를 거스르지 않고, 있는 모습 그대로 탐방객에게 개방되고 있다. 쉬지 않고 걸으면 약 22시간이 걸리는 먼 길이지만 제주 올레길과 지리산 둘레길과는 다른 묘미가 있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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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코스 : 쪽빛 파도의 길 (15㎞ 약 5시간)
대게공원~삼사해상산책로 바다 정취 가득


영덕군 남쪽에서 출발하는 쪽빛 파도의 길은 대게 공원을 출발해 장사와 남호해수욕장, 삼사해상공원을 거쳐 강구 터미널까지 총 15㎞의 탐방로로 5시간 정도 걸린다. 블루로드 초입의 남정면 부경리의 대게 공원은 현대적인 감각으로 높이 15m, 너비 36m의 웅장한 모습으로 새롭게 만든 대게 누리 형상이 탐방객을 반긴다. 이곳을 출발해 30분 정도 걸으면 바다 위에 세워진 문산호와 울창한 해송 숲의 장사해수욕장이 나온다. 모래밭의 길이가 길다고 장사(長沙)라고 부르는 장사해수욕장은 6·25전쟁 당시 800여 명의 학도병이 인천상륙작전을 성공시키기 위한 유인작전인 장사상륙작전이 강행된 곳이다.

7번 국도변에 잘 다듬어진 나무데크 길로 걷다 보면 아름답고 소박한 해변 어촌인 구계항으로 들어선다. 작은 남호해수욕장을 지나면 바다와 같은 파란색의 교각과 흰색의 다리 상부로 세워진 '삼사 해상산책로'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해상산책로 바닥 곳곳에는 투명 창을 설치해 발아래 짙푸른 바다를 볼 수 있다.

◆A코스 : 빛과 바람의 길 (17.5㎞ 약 6시간)
풍력발전단지·해맞이공원 등 볼거리 풍성


총길이 17.5㎞인 A구간의 걷기 출발점은 강구 버스터미널에서 시작된다. 약 200곳의 영덕대게 상가들이 밀집한 강구항부터 창포 풍력발전단지와 해맞이공원까지 대략 6시간이 걸린다.

강구항의 대게 거리를 출발해 강구교회 쪽 길로 항을 뒤로하며 고불봉 방향 쪽 마을 초입의 좁은 골목길을 지나 약간 급경사의 오름길이 눈앞에 나타난다. 오름길 중간에 만들어 놓은 정자에서 호흡을 가다듬고 몸을 돌려 발아래를 내려다보면 북적이는 강구마을과 건너편 삼사 공원이 눈안에 들어온다. 팻말 따라 오름길로 발길을 옮기다 보면 한두 사람이 어깨를 마주하고 걸을 정도의 소나무 숲길이 1시간 정도 이어진다. 내륙과 해안을 연결하는 금진 도로 위를 가로지르는 구름다리를 지나면서 고불봉까지 쉼 없이 오름과 내림을 거듭한다. 경사도가 낮고 이정표도 잘 갖춰져 소나무 숲 오솔길을 따라 걷기에는 딱 좋다. 235m 높이의 고불봉에서 풍력발전단지 길 따라 산에서 내려오면 약 5㎞의 임도 구간이 나온다. 곧이어 풍력발전단지에 접어들면 알록달록하게 치장한 독특한 모습의 해맞이 캠핑장과 대소산 봉수대를 만나게 된다. 24기의 대형 풍력기가 돌아가는 풍력발전단지에는 영덕의 에너지, 문화, 역사, 스포츠가 종합예술단지처럼 함께 어우러져 있다. 크고 작은 정원, 전투기 전시장과 축구장, 해맞이 오토 캠핑장 등이 있다.

◆B코스 : 푸른 대게의 길 (15㎞ 약 5시간)
해안길 최다 구간…축산항 절경 한눈에


B코스는 블루로드 전 구간 중 가장 많은 바닷길이 있어 '환상의 바닷길' '바다와 하늘이 함께 걷는 길'로 불린다. 가장 인기 높은 구간이기도 하다. 창포 해맞이 공원에서 출발해 바다를 옆에 끼고 석리 마을을 거쳐 축산 대게 원조 마을과 죽도산에 이르는 15㎞ 구간이다. 약 5시간이 걸린다.

출발해 얼마 지나지 않아 작은 포구 마을인 대탄리에 들어서면 남근 장승, 코주부 바위 등 각양각색의 바위가 보이고 짧은 거리의 도로를 걸으면 오보마을이 있다. 오보에서 해안 도로 길을 걸으면 돌미역이 유명한 노물항 포구가 자리한다. 노물에서 석리 가는 길은 해안초소가 많고 도로 길과 해안 길을 번갈아 걷기에 조금은 지루하게 느껴진다. 도로 길에서 외진 길을 굽어 내려가면 석리 마을 입구의 마을 정자와 아담한 해수 풀장이 도보객을 반긴다. 석리를 뒤로 하고 계속 걸으면 다시 해안가로 향하는 철 계단과 조금 거친 야생의 바윗돌 길이 마주친다. 다듬어지지 않은 길이기에 아마도 B코스 가운데 가장 어려운 구간일 것이다.

경정해수욕장을 지나 해초와 바다 냄새를 벗 삼아 바다 위에 드러난 주상절리를 보면서 해안도로를 걷다 보면 영덕대게 원조 마을임을 알리는 푯돌과 해안가 소박한 마을을 지나게 된다. 여기서부터 축산항까지의 4㎞는 '초병의 길'이라는 별칭이 붙어 있다.해안초소에서 초병(군인)이 밤마다 해안 경계 근무를 서기 때문이다. 바다와 거의 붙어 있는 숲길이 끝나고 해안가 모랫길이 시작되면 저 멀리 축산항과 죽도산 꼭대기의 등대가 보인다. 현수교를 거쳐 계단으로 된 전망데크길을 걸어 꼭대기에 오르면 사방이 탁 트인 풍광이 펼쳐지면서 하얀색으로 치장한 등대 전망대가 반긴다.

◆C코스 : 목은 사색의 길 (17.5㎞ 약 6시간)
짙은 녹음 벗삼아 걷는 문화생태 탐방로


역사와 사색의 길인 C코스는 총 길이 17.5㎞로 숲길과 산길을 통해 나무를 벗 삼아 차분하게 걷기에 안성맞춤이다. 출발점은 당산목과 남씨 발상지 비석이며 임도를 따라 대소산 봉수대를 향한다. 봉수대에서 꾸불꾸불한 길을 따라 사진리 마을과 사진 구름다리를 거쳐 한참 수풀길을 걸으면 목은 이색 산책로로 향하게 된다. 산책로는 나지막한 해송이 그림같이 둘러져 있고 정상 부근에 서면 너른 영해평야가 눈에 꽉 찬다.

200여 년 된 고가옥들이 즐비해 국가 민속문화재로 등재된 괴시리 전통마을에는 목은 이색 기념관이 있다. 목은 이색 선생은 고려말 재상이자 사상가로 불사이군(不事二君)의 충절로 유명하다. 이곳에서 태어나 유년 시절을 보냈다. 괴시 전통마을을 벗어나면 왼쪽으로 영해 로터리와 송천이 보이고 곧이어 잘 가꿔진 대진리 해안마을에 다다른다. 이어 대진해수욕장과 길이 183m의 고래불대교, 대교 아래로 흐르는 송천을 경계로 덕천해수욕장과 송림공원이 이어진다. 송림으로 둘러싸인 아기자기한 송림공원을 지나면 고래불해수욕장이 눈 앞에 펼쳐진다. 장장 20리에 달하는 고래불해수욕장은 해안마을 6곳을 아우르는 영덕의 대표 해수욕장이다. 1시간 정도 걸어야 백사장을 완주할 수 있다. 블루로드 C코스는 길이 품고 있던 생명과 문화, 역사가 하나로 어우러진 '이야기가 있는 문화생태 탐방로'라고 할 수 있다.
남두백기자 dbnam@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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