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방일 당시 일본 야당 접견 소개
한국 야당 설득하겠다는 언급에 "부끄럽다"
정의당 "일본 야당보다 못한 대통령 부끄럽다"
![]() |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
윤석열 대통령이 한일 관계 개선과 관련, 야권을 비판하면서 국민 설득에 주력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22일 방일 당시 일본 야당 지도부에서 한국 야당을 직접 설득하겠다는 말을 듣고 "부끄러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야권을 건너뛰고 '국민 설득'에 주력하겠다는 전략이다. 윤 대통령은 전날 국무회의에서 대국민담화 성격의 모두발언을 했다.
정치권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전날 국무회의 비공개 발언에서 방일 도중 일본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 지도부를 접견한 일을 언급했다. 당시 일본 입헌민주당 측은 한일관계 개선을 위해 한국 야당을 직접 설득하겠다고 언급했고, 윤 대통령은 "그런 얘기를 듣고 부끄러웠다"고 말했다. '굴종외교'라고 비판하고 있는 야권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셈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윤 대통령이) 일본을 한일관계의 미래와 양국 간 협력을 위해 초당적으로 대처하는 것 같다. 그런 점이 부럽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비공개 발언에서 한일 양국 간의 관계를 '담장'에 비유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그동안 잘 지내던 이웃집이 있는데 물길 내는 문제로 서로 담을 쌓기 시작했다고 치자"며 "담을 허물지 않으면 둘 다 손해인데, 그냥 놔둬야 하나"라고 반문했다. 또 "상대가 담을 허물기만 기다리기보다 내가 '이거 봐' 하면서 먼저 허물면 옆집도 그 진정성을 보고 같이 허물게 되고, 그러면 다시 좋은 관계로 돌아갈 수 있게 된다"고 했다.
야권의 반발은 커지는 모양새다. 민주당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역대 어느 정부, 대통령도 일본의 반성과 사과도 없이 대놓고 퍼주기 외교를 한 전례는 없다"고 했다. 정의당도 브리핑을 통해 "일본 야당보다 못한 대통령이 부끄럽다"며 "일본 야당조차 한국 야당을 설득하겠다고 노력한다는데 어떻게 한국 대통령은 야당을 설득하고, 야당과 대화할 생각조차 안하나. 야당을 찾아와서 정책에 대해 한 번이라도 이해를 구해본 적 있냐"고 반문했다.
야권의 반발과 함께 일본 언론의 보도도 대통령실 입장에선 부담이다. 이날 일본의 한 언론은 일본산 멍게 수입 재개 요청이 이뤄졌고 대통령실이 일본 측의 동영상 촬영을 제지했다는 내용을 보도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대한민국 공무원이 그런 식으로 대응하지 않는다"며 "그 기사에 멍게라는 단어가 나오는 것으로 아는데, 멍게라는 단어는 (당시 대화에서) 나온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독도·위안부 문제가 방일 당시 거론됐다는 일본 언론의 보도 역시 논란이 되고 있다.
정재훈기자 jjhoon@yeongnam.com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