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답정기소…법정서 진실 가려질 것" 與 "혐의 내용 심각"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2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위례 신도시·대장동 개발 특혜 비리와 성남FC 후원금 의혹으로 22일 기소돼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이 20대 대통령 선거 전인 2021년 9월 본격 수사를 시작한 지 1년6개월 만에 최종 책임자인 이 대표에게 배임과 수뢰 혐의가 있다는 결론을 낸 것이다.

민주당은 이 대표 기소를 '정치탄압'으로 규정짓고 격앙된 반응을 보이며 검찰을 맹비난했다. 또 당헌에 따라 당직자의 직무를 정지해야 하지만 예외조항을 적용해 이 대표 '감싸기'에 나섰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는 이날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이해충돌방지법·부패방지법 위반,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로 이 대표를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이 대표 기소는 윤석열 정부 출범 후 두 번째다. 이 대표는 20대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고(故) 김문기 성남도개공 개발1처장을 몰랐다고 허위 발언한 혐의 등으로 지난해 9월 기소돼 재판받고 있다.

이 대표는 성남시장 시절 민간업자들에게 유리한 대장동 개발 사업 구조를 승인해 성남도시개발공사에 4천895억원의 손해를 끼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이 대표는 "저에 대한 기소는 '답정기소(답이 정해진 기소)'"라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이 대표는 이날 최고위 회의에서 "시간을 지연하고 온갖 압수수색 쇼, 체포영장 쇼를 벌이면서 정치적으로 활용하다가 이제 정해진 답대로 기소한 것"이라며 "검찰의 시간이 끝나고 법원의 시간이 시작될 것이다. 법정에서 진실을 가리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겠다. 결국 명명백백하게 진실이 드러날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민주당 검찰독재정치탄압대책위원회도 입장문을 내고 "대일 굴종 외교와 주 69시간 노동 개악으로 윤석열 정권에 대한 민심 이반이 심각해지자 검찰이 앞장서 '국면전환 정치 쇼'를 벌이는 모양"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즉각 당무위원회를 소집, 이 대표에 대해 당헌 80조를 적용해 대표 직무를 계속할 수 있도록 했다. 당헌 80조는 기소된 당직자의 직무를 정지하는 내용이지만, 정치탄압 등 부당한 이유가 있다고 인정된 경우 당무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달리 정할 수 있도록 예외조항을 뒀다.

다만 비명계를 중심으로 이 대표 거취는 물론 인적 쇄신 요구는 이어질 전망이다. 비명계로 분류되는 김종민 의원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당 대표가 돼서 개인 사법문제를 해결하려 하고 이것 때문에 불신이 생기는 것 아니냐"며 "인적 쇄신이든 노선의 변화든 행동의 변화든 발언의 변화든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이 대표를 저격했다. 김기현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 대표에 대한 혐의가 입증돼 기소된다는 뉴스를 봤는데 매우 심각한 내용인 것 같다"며 "이 대표가 더 이상 민주당 대표를 수행할 수 없는 것 아닌가"라고 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앞서 국회에서) 체포동의안이 부결되니까 아마 불구속 상태로 기소하는 것 같다"며 "체포동의안이 올라왔을 정도기 때문에 당연히 혐의가 있는 것을 갖춰서 (검찰이) 기소하는 것 아니겠나"라고 지적했다.

정재훈기자 jjhoon@yeongna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