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산시, 비슷한 크기의 능소화나무 옮겨심기로
지난해 절단사건이후 관광객들 발길 뚝 끊겨
능소화나무집 주인 "어린시절 추억도 다시 살아나 기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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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촬영 명소인 경북 경산의 '자인 능소화나무'가 복원된다. 경산시는 오는 6일 잘려진 능소화나무를 대체할 나무를 이식할 예정이다.(네이버 화면 캡쳐) |
지난해 밑동이 잘린 사건이 발생해 공분을 샀던 '자인 능소화나무'의 주황색 꽃을 다시 볼 수 있게됐다.
경북 경산시는 절단된 능소화나무와 비슷한 크기의 나무를 오는 6일 이곳에 옮겨심는다.
경산시 관계자는 1일 "밑동 절단 사건후 복원을 요청하는 시민들의 전화가 많이 왔다. 지난해 여름부터 복원계획을 세우고 대체할 나무를 찾던 중 하양읍 묘목단지의 한 농장에서 수령 20년 이상인 비슷한 크기의 능소화나무를 발견하고 매입했다"고 밝혔다.
자인 능소화나무는 자인초등학교 인근에 있는 적산가옥의 담벼락 아래서 지붕까지 덮으며 여름철 주황색꽃을 활짝 피워 사진 촬영 핫플레이스로 알려졌다.
하지만 지난해 1월 누군가가 능소화나무를 사선으로 잘라 두동강 냈다. 능소화나무집 주인 김철영(51)씨는 몇 달이 지난뒤에서야 나무가 잘린 것을 확인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김씨는 나무를 자른 사람으로 2명을 의심했지만, 경찰 조사결과 혐의가 없다는 통보를 받았다. 범인은 아직 잡지못하고 미제사건으로 남아있다.
여름철이면 세 번 정도 피고 지는 능소화가 2층 적산가옥과 어울려 묘한 풍경을 연출하며 10여전부터 전국적으로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 몇 년전부터는 소셜미디어에서도 본격적으로 알려지면서 관광객들이 몰려왔다. 인근 반곡지와 함께 경산의 대표적인 사진촬영 명소로 손꼽혔지만 절단사건이후에는 관광객의 발길은 끊겼다.
어린시절 능소화나무와 함께 여름을 보낸 집주인 김씨는 "복원작업을 해주는 경산시가 너무 고맙다"며 "나무를 옮겨심어 옛모습을 찾으면 추억도 다시 살아날 것 같아 기쁘다"고 말했다.
김씨는 적산가옥 내부도 일부 수리해 어머니가 이곳에 다시 거주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경산시 관계자는 "이식후 나무가 잘 자랄수 있도록 영양제와 물을 섞어주며 꾸준히 관리해 사진촬영 명소로 다시 사랑받는 곳으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윤제호기자 yoonjh@yeongnam.com

윤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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