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대구시장이 11일 시청 기자실을 찾아 산격별관 및 K2(군공항) 후적지 개발과 관련해 설명하고 있다. 대구시 제공 |
11일 대구시 동인청사 기자실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홍준표 대구시장은 사상 최대 규모의 후적지 개발사업과 관련해 두 가지 중요한 사실을 언급했다. 경북도청 후적지에 놀랄 만한 새로운 시설이 들어설 것이란 점과 K2 후적지 개발 사업에 LH가 참여할 것이란 점이다. 또 정치 현안과 관련해 홍 시장은 내년 총선에 검사들이 대거 공천되면 '망한다'고 단언했다.
◆초대형 후적지 개발
대구시 산격별관(옛 경북도청) 후적지를 개발하기 위해선 소유권 확보가 최대 관건이다. 현재 문화체육관광부 소유로, 대구시는 이를 기획재정부로 넘긴 뒤 기재부로부터 무상 양여받겠다는 복안이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대선후보 시절 대구 북구 산격동 12만9천㎡(3만9천평)에 이르는 옛 경북도청 후적지에 국립근대미술관 등 '문화예술허브'를 조성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이를 위해선 대구시 동인청사와 산격별관을 달서구 옛 두류정수장 터로 옮기는 '신청사 이전 사업'이 우선돼야 하지만 현재로선 상황이 여의치 않다. 대구시가 편성한 '신청사 이전 용역조사' 예산을 대구시의회 달서구 출신 시의원들이 삭감했고, 이에 대구시가 신청사 이전 전담부서를 폐지했기 때문이다. 대통령 지방공약사업은 임기 내 따내야 하지만, 신청사 이전 사업이 답보 상태에 머물자 대구시는 최근 '문화예술허브' 조성 사업지를 올 연말 이전하는 대구교도소(달성 화원읍 10만5천㎡) 후적지로 변경했다.
■ 檢출신 인사 공천설 일축
나도 검사 티 벗는데 8년 걸려
3선 되고 나서야 '정치' 깨달아
■ 옛 경북도청 후적지 개발
尹 공약사업 변경 협의 마무리
이번 주 중 '청사진' 발표할 것
홍준표 시장은 이에 대해 "대통령실과 협의를 마쳤고 문체부의 허락도 받았다"고 했다. 이에 대구시는 기재부가 대구교도소 후적지를 문체부에 넘겨 주고 옛 경북도청 후적지를 넘겨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경우 대구시는 기재부로부터 도청 후적지를 무료로 받아내 개발사업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산이다. 이와 관련해 홍 시장은 "도청 후적지에 국립근대미술관보다 더 좋은 시설이 들어온다. 이번 주 안에 개발계획을 발표할 것"이라고 발언해 현재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다.
대구의 또 다른 대형 개발사업인 K2(군공항) 후적지(16.9㎢) 개발사업도 LH(한국주택토지공사)가 참여할 것이란 새로운 소식이 전해지면서 주목받고 있다. 그동안 국내에서 K2를 개발할 여력이 있는 사업자는 LH밖에 없다는 말이 무수히 나돌았으나 정작 LH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해 왔다. 이는 '기부 대 양여' 사업방식, 즉 11조원이 넘는 사업비를 대구경북신공항에 먼저 투입한 뒤 K2를 개발해 남는 이익을 가져가는 구조여서 섣불리 나설 수 없어서다. 하지만 최근 이런 문제를 풀 수 있는 '신공항특별법'의 통과가 급물살을 타면서 LH가 마음을 바꿔 먹었다는 게 홍 시장의 설명이다.
◆국내 정치 현안들
홍 시장은 이날 국내 정치 현안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우선 그는 내년 총선에서 검사 출신 인사들이 국민의힘 후보로 대거 공천될 수 있다는 설과 관련해 "말도 안 되는 소리"라며 실현 가능성이 없다고 일축했다. 그는 "지금도 검사정권이라며 공격을 받고 있는데, 검사들이 대거 나오면 선거 되겠나. 전국적으로 망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나도 검사 출신이지만 내가 정치판에 들어와서 검사 티를 벗는 데 8년 걸렸다. 재선할 때까지만 해도 검사 스타일로 국회의원을 했다"며 "그래서 'DJ(고 김대중 전 대통령) 저격수' '노무현 저격수'라는 소리도 들었지만, 3선이 되고 나서부터 정치는 이런 게 아니라는 걸 깨달았다"고 했다.
지난 10일 한 라디오 프로그램 생방송 도중 전화를 끊어버린 것에 대해서는 "인터뷰가 아니고 심문이었다"며 불쾌감을 감추지 않았다. 홍 시장은 "추가로 한 번 더 물어보고 똑같이 이야기하면 그 다음 판단은 국민들한테 맡겨야지 사회자가 자신이 원하는 대답 안 나온다고 요리 돌리고 조리 돌려 묻는 건 검사나 경찰이 하는 심문이지 인터뷰가 아니다"고 했다.
진식기자 jins@yeongnam.com
진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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