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바이 성공요인은 오일머니 아닌 해외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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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일 오전 10시(현지시각) 두바이 합툴 호텔 회의실에서 열린 '두바이 공공주도형 개발방식 설명회'에 홍준표 대구시장이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대구시 제공 |
대구 군공항(K2) 후적지를 두바이처럼 불야성을 이루는 세계적인 첨단 상업·관광 도시로 만들기 위해선 대구시가 국내외 기업의 적극적인 투자를 이끌어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지난 19일 오전 10시(현지시각) 두바이 합툴 호텔 회의실에서 열린 '두바이 공공주도형 개발방식 설명회'에는 파이살 알 라이시 두바이 컨피던셜 비즈니스 개발 분야 수석부사장과 나딘 비타르 두바이 아랍타운 지속가능센터 글로벌 컨설턴트가 참석했다. 이들은 두바이 개발의 핵심은 성공적인 해외투자 유치, 신속한 의사결정, 장기적 계획 수립이었다고 했다.
◆오일머니가 아닌 해외투자가 중심
알 라이시 수석부사장은 두바이 개발이 해외투자를 중심으로 이뤄졌음을 강조했다. 흔히 두바이유(油)를 서부텍사스유, 북해산 브렌트유와 함께 세계 3대 원유로 꼽지만 석유생산량은 아랍에미리트(UAE) 내에서 4% 수준에 불과해 전 세계 투자자들이 자유롭게 투자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는 데 집중했다는 것이다.
알 라이시 부사장은 설명회에서 "두바이는 1971년 처음 건국됐을 때부터 자원이 별로 없었다"며 "그래서 외국인 직접투자(FDI)와 무역업에 중점을 두게 됐다. 이후 많은 기업인이 두바이에 와서 투자할 수 있도록 모든 시설을 제공했으며, 각종 규제 완화를 통해 전 세계 투자자들이 모여들 수 있도록 독려한 게 주효했다"고 말했다.
그는 두바이 정부가 2000년대 초반 본격적인 개발 붐이 일기 전부터 수도·전기 시설, 항만, 치안, 의료, 교육 등 기본적인 인프라를 비롯해 각종 정책 혜택을 갖추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알 라이시 부사장은 "두바이는 특히 좀 스마트하게 발전해 왔는데, 다른 사람들의 투자로 개발을 시작했다"며 "훌륭한 인프라는 투자자들이 자신의 가족도 데려와서 두바이에 정착하는 긍정적인 효과로 이어졌다"고 덧붙였다.
알 라이시는 두바이가 투자금을 회수하는 데 있어서도 제한이 없으며 수익에 대한 세금이 없다는 점도 성공 요인으로 꼽았다. 그는 "두바이 투자의 장점은 마음에 들지 않으면 투자금을 내일이라도 당장 빼갈 수 있도록 했다는 것"이라며 "오히려 더 많은 투자자들이 안심하고 투자할 수 있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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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일 오전 10시(현지시간) 두바이 합툴 호텔 회의실에서 열린 '두바이 공공주도형 개발방식 설명회'에서 파이살 알 라이시 두바이 컨피던셜 수석부사장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대구시 제공 |
두바이가 성공적으로 개발된 데는 빠른 정책 결정 시스템과 장기적인 계획 수립도 한몫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두바이 지도자들이 도시개발 마스터 플랜을 바탕으로 리스크를 감수하면서도 과감한 결단을 내린 결과, 이 같은 성공을 일궈낼 수 있었다는 것이다.
알 라이시 부사장은 두바이 공공 개발 성공에는 두바이 국왕인 셰이크 무하마드 빈 라시드 알 막툼의 강력한 리더십이 크게 작용했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강조하고 싶은 건 두바이의 경우 프로젝트를 고안하고 최종 결정을 내리는 데 시간이 짧다. 국왕이 의사결정을 하면 곧바로 프로젝트가 시작된다. 어떤 위원회가 있어서 승인을 받아야 하는 과정이 없다. 이것이 두바이 성공의 가장 큰 포인트"라고 말했다.
대구 군공항 후적지가 성공하려면 상징적인 랜드마크를 세우고 그것을 중심으로 개발이 이뤄져야 한다는 조언도 나왔다.
나딘 비타르 컨설턴트는 야자수 모양의 인공섬인 '팜 주메이라'와 7성급 호텔인 '버즈 알 아랍'을 대표 사례로 들었다. 그는 "팜 주메이라는 2001년 착공됐는데, 이를 계획하는 과정에서 투자자들의 의견도 물었고, 그들의 니즈(Needs)에 따라 마스터 플랜도 유연하게 변경했다"며 "그 결과 세계적인 호텔이 들어서고, 두바이 최고의 빌라촌이 될 수 있었다"고 했다.
초호화 호텔에 대해선 "두바이 초기 프로젝트는 아이코닉한 건물을 짓는 것이었으며, 돛단배 모양의 호텔인 버즈 알 아랍을 지었다. 또 마디나 주메이라 호텔은 고대 두바이 모습을 재현했다"며 "이들 호텔은 세계정부정상회의(WGS)도 유치했으며 예술 전시회, 유명한 영화제도 열리고 있다"고 말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흔히들 두바이가 석유자본으로 막대한 돈을 투자해 개발된 게 아니냐고 하는데, 전면 규제를 풀고 외투 자본을 유치해 이만큼 성장한 것"이라며 "이런 두바이의 속사정을 보고 대구경북신공항도 같은 방식으로 개발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민경석기자 mean@yeongnam.com

민경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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