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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차 진입 안되는데…아파트 지하주차장에 '전기차 충전소' 괜찮나?

2023-05-25

24일 대구 달성군 공동주택 지하주차장서 전기차 3대 불타
올들어 3~5월에만 4건 발생…"불안해서 타겠나"
지하 전기차 충전소서 불이 나면 소방차 진입 어려워 화재 키울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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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오전 1시1분쯤 대구 달성군 화원읍 비슬로 한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 충전 중이던 전기차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화재가 발생해 2시간 30분만에 진화됐다. 대구소방안전본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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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오후 대구 달서구 진천로 한 대규모 아파트 단지 지하주차장에서 한 전기차가 충전을 하고 있다. 이 아파트도 지상엔 전기충전소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강승규 기자

24일 오전 1시 1분 대구 달성군 화원읍 비슬로 한 아파트 지하 2층 주차장. 충전 중이던 현대 코나 전기차(2020년식)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화재가 발생했다. 불은 순식간에 옆에 주차돼 있던 기아 니로 전기차와 현대 코나 전기차로 옮겨 붙었다. 한 주민이 119에 "지하 주차장에 연기가 많이 올라 온다"고 신고했고, 달성소방서 화원119안전센터가 신고 6분 뒤 현장에 도착했다. 하지만, 지하 주차장으로 소방차가 진입할 수 없었다.

수십명의 소방대원 등은 방화복부터 공기호흡기까지 20㎏에 달하는 소방 장비를 착용하고선 지하 주차장으로 진입했다. 내부 한쪽은 화염에 휩싸인 모습이었다. 이동 거리는 100m 이상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곤 주변 소화전과 소화기를 활용해 진화에 나섰다. 초기 진화는 1시 27분쯤 이뤄졌다. 이어 견인차로 불탄 전기차 3대를 아파트 지상층으로 옮겼다. 소방관들은 지상에서 이동식 소화 수조를 이용해 잔불 진화에 나서 오전 3시 29분쯤 완전 진화했다. 화재가 발생한 지 2시간 30분 만이다. 불이 나자 아파트관리사무소는 수차례에 걸쳐 내부 방송을 통해 "계단을 통해 외부로 대피할 것"을 알렸다. 이 아파트는 최재훈 달성군수와 김문오 전 달성군수가 사는 곳으로 알려졌다.

전기차 화재가 매년 증가하면서 공동주택 등 지하 충전시설을 지상에 설치해야 한다는 여론이 확산하고 있다.

대구시 등에 따르면 국내 전기차 등록 대수는 2022년 12월 말 기준 39만9천855대다. 2021년 12월 23만1천대에 비해 68.4% 증가했다. 올 3월 기준 대구는 2만5천535대로 전국에서 네 번째로 전기차가 많은 도시다.

전국의 전기차 충전기는 20만5천205개로 집계됐다. '환경친화적 자동차의 개발 및 보급 촉진에 관한 법률(친환경자동차법)' 시행령 개정안이 지난해 1월 발효되면서 전기차 충전시설 의무 대상이 100세대 이상 아파트, 주차대수 50면 이상 공중이용시설 등으로 확대돼 충전기는 증가 추세다.

전기차 화재는 2020년 11건에서 지난해 44건으로 2년 새 4배나 늘었다. 2020~2022년 3년 간 모두 79건으로 집계됐다. 일반·고속·기타 도로에서 43건(54.4%)으로 가장 많이 발생했다. 충전 등을 위해 주차 중에 발생한 화재도 29건(36.7%)에 달했다.

화재 원인은 전기·기계·화학적 요인이 24건(30.3%)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부주의(15건), 교통사고(9건) 등의 순이었다.

전기차 화재는 진화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순식간에 치솟는 열폭주 현상으로 리튬이온 배터리의 내부 온도가 800℃ 이상 급상승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발생한 전기차 화재에 걸린 시간은 평균 1시간 7분이었다.

대구지역 전기차 화재는 최근 3년간(2020~2022년) 5건이었다. 하지만, 올 들어 3~5월에만 벌써 4건의 전기차 화재가 발생했다.

대구소방안전본부는 전기차 화재에 대비해 질식소화덮개 11점, 소화수조 5점, 상방 방사 장치 4종 등 전문 대응 장비를 도입해 현장에 배치했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으론 미흡하다.

백찬수 대구보건대 소방안전관리학과 교수는 "아파트 지하 주차장은 진화가 어려워 대형 화재로 번질 우려가 큰 곳"이라며 "전기차 충전 시설을 지상에 설치하는 정책이 필요한 시점이다"고 조언했다.

강승규기자 kang@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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