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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두바이·창이 공항견문록

2023-05-29

[취재수첩] 두바이·창이 공항견문록
민경석기자〈사회부〉

"민 기자는 언제 장가가나?"

상투도 틀지 않은 채 맞은 서른두 살. 결혼과 가족 계획에 대한 주변의 질문이 부쩍 늘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어떤 부모가 돼야 하는가'라는 고민도 뒤따른다. 한참 생각에 잠기다 보면, 아직 세상에 나오지도 않은 자식인데도 어떻게 먹여 살려야 할지, 어떤 세상을 물려줘야 할지 스스로에게 던지는 질문은 꼬리에 꼬리를 문다. 아무 생각 없이 제 몸뚱이 하나 겨우 건사하며 살아오다가 고차원적인 고민을 하는 걸 보니 인생에서 중요한 시기를 보내고 있음은 확실하다.

대구경북(TK)도 기로에 놓였다. 미래 50년을 착실하게 준비해서 재도약할지, 그대로 우하향(右下向) 곡선을 이어갈지는 TK신공항을 어떻게 건설하고 운영하느냐에 달렸다. 그래서일까. 홍준표 대구시장도 많은 고민을 안고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조호주 출장길에 나섰으리라.

현장에서 직접 겪은 이들 도시는 대구와 공통점이 많으면서도 차이도 명확했다. 모두 가진 것 없이도 세계 유수의 도시를 일궈냈다는 점과 눈부신 발전의 중심에 공항이 있다는 건 우리와 같았다. 하지만 정치적 측면에선 받아들이기 어려운 부분도 많았다. 두바이는 전제군주제하에 통치가 이뤄지고 있으며, 싱가포르도 사실상 일당독재 체제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들은 지도자의 '강력한 리더십'으로 발전이 이뤄졌다고 주장하지만, 일부에선 불합리한 통제가 이뤄지고 있음은 분명했다.

그럼에도 '나라를 잘 살게 해보겠다'는 지도자들과 시민들의 고민만큼은 우리와 같았다. 그래서 전 세계의 자본이 두바이와 싱가포르로 향하고 있었다. 작은 어촌에 불과했던 두바이는 흔히 알고 있는 것과 달리, 오일머니가 아닌 해외 자본 투자 유치를 통해 도시를 일으켰다. 말레이시아에서 떨어져 나온 싱가포르도 세계 각국의 기업을 적극적으로 유치해 '아시아의 용'으로 떠올랐다. 그 배경에는 혁신적 시스템을 갖춘 두바이공항과 창이공항이 있었다. 이와 함께 해외 투자자에게 매력적인 투자처가 되도록 하는 규제 완화도 뒤따랐다.

홍 시장은 이번 출장을 다녀와서 "상상력을 현실화시키는 과정이 정치"라고 했다. 그가 이번 출장에서 얻은 영감을 TK신공항과 대구공항 이전 후적지에 어떻게 녹여낼지 자못 궁금하다. 하나 분명한 건 찢어지게 가난한 환경에서 나고 자란 본인의 경험을 후대에 전해주지 않겠다는 의지다. 대구가 수십 년째 이어오고 있는 GRDP(지역 내 총생산) 꼴찌의 고리를 끊어내고 굴기를 이뤄내겠다는 목표 의식도 선명했다. 홍 시장에 대한 호불호는 차치하고, 후대에 길이 남을 '성공한 대구시장'이 되길 바란다. 민경석기자〈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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