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헨드릭 릴랑가 인터뷰 "아트스쿨 만들어 아프리카 현대미술 세계 넓히고파"

2023-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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붓과 물감을 손에 든 탄자니아 출신의 현대미술작가 헨드릭 릴랑가와 그의 작품.

대구문화예술회관 전시실에서 만난 탄자니아 출신의 현대미술 작가 헨드릭 릴랑가는 자신의 작품 앞에서 또 다른 작품의 색을 칠하고 있었다. 많은 사람이 오가는 전시실 안이었지만, 그는 집중력을 잃지 않고 그림을 완성해 나갔다. 작가가 그린 검은색 선 하나에 그림의 생동감이 더해지는 것이 신기했다.

릴랑가와의 인터뷰는 그의 그림들처럼 유쾌하고 솔직했다. 헨드릭 릴랑가의 작품 테마는 '여럿이 함께'. 릴랑가가 그린 그림 중에는 사람들이 함께 모여 있는 것이 많다. 그는 특유의 곡선과 율동감 그리고 색채와 연결을 통해 여럿이 함께하는 모습을 구현해내는 듯했다. 아프리카의 일상과 자연을 아이처럼 순수하고 맑은 분위기로 담아낸 그의 그림들에 담긴 또 다른 테마는 바로 '휴머니티'다.

그의 외조부는 현대 아프리카 미술을 대표하는 작가인 조지 릴랑가(1934~2005). 조지 릴랑가는 역시 탄자니아 출신의 작가 에드워드 사이디 팅가팅가(1932~1972)와 함께 아프리카 현대미술의 양대 산맥이라고 할 수 있다.

릴랑가는 "젊은 시절 외할아버지에게서 그림을 배웠다. 그는 나의 스승이다. 마콘데족은 다른 종족에 비해 춤과 음악을 사랑하고, 음악과 미술의 유전자가 남다르게 내재돼 있었다. 그런 전통이 내려와서 현대미술로 이어진 것 같다"고 했다. '릴랑가 스타일'이 조지 릴랑가와 헨드릭 릴랑가를 통해 대를 이어 전승되고 발전하고 있는 것이다.

아프리카는 넓은 대륙이다. 릴랑가는 아프리카 대륙에 많은 나라가 있는 만큼 그림 스타일도 나라마다 조금씩 차이가 난다고 설명했다.

그는 "예를 들어 탄자니아 그림의 경우 대체적으로 사람들의 전체 모습이 많이 들어가고, 굉장히 유머러스한 그림이 적지 않다. 또 그림에 데커레이션도 많이 들어간다. 케냐 같은 경우에는 사람을 그리더라도 전신을 그리는 게 아니라 부분적인 모습을 그리는 게 많은 편이다. 그런 차이들이 있다"고 했다.

자신의 여러 작품 중 특히 애정이 가는 작품이 있느냐는 질문에 "여러 아이 중에서 제일 좋은 아이를 고르라는 것만큼 어려운 질문"이라며 웃어 보였다. '휴머니티'를 그리는 작가에게는 어느 아이(그림)도 그 자체로 모두 소중한 것이었다. 그에게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물었다. 릴랑가는 "계속 그림을 그릴 것이고, 언젠가 아트 스쿨을 만들어 좀 더 체계적으로 많은 사람에게 그림을 가르치고 싶다. 조지 릴랑가와 E.S. 팅가팅가는 제자들을 가르쳐 미술을 전파시켰고, 그의 제자들이 지금 아프리카에서 현대미술가로 활동하고 있다. 이처럼 누군가를 가르치는 것은 중요하다. 아트 스쿨을 통해 조지 릴랑가와 E.S. 팅가팅가의 유지를 받들고, 아프리카 현대미술의 세계를 확장해 나가겠다는 게 나의 포부"라고 말했다.

글·사진=노진실기자 know@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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