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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일보TV

조국부터 선관위까지 '아빠 찬스' 논란에 청년들 '분노'

2023-06-01 19:58

조국 딸 '입시 의혹', 공정과 정의에 반해
곽상도 전 의원 아들, 퇴직금 50억원 받아
선관위 자녀 특혜 채용 '아빠 찬스 종합세트'

최근 청년층을 가장 열 받게 하는 것이 이른바 '아빠 찬스'다. 능력(?)있는 부모을 통한 특혜 행위가 여야 전반에서 드러나면서 청년층은 '그들만의 세상'에 좌절하고 분노했다. 청년들의 분노에도 정치권의 대응은 둔감했다. 아빠 찬스가 청년층의 역린(逆鱗)을 건드렸단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 결과는 참혹했다. 공정과 정의를 외쳤던 문재인 정권은 조국 사태로 결국 정권을 내줬다. 윤석열 정부 들어서도 '아빠 찬스' 논란이 가시지 않고 있다. 특히 중앙선관위 고위 간부의 자녀 특혜 채용은 청년들에게 충격을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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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전 장관 딸 조민이 11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쿠무다 콘서트홀에서 열린 '조국의 법고전 산책 저자와의 대화'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 불공정의 시작, 조국 전 장관 사태
지난 2019년 8월 문 전 대통령이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 조국 전 청와대 민정수석을 내정했다. 국회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당시 딸의 표창장 위조와 인턴 확인서 위조 등에 대한 각종 의혹이 제기됐다. 특히 조 후보자의 딸이 '아빠 찬스'로 대학과 의학전문대학원에 부정 입학했다는 '입시 의혹'은 나라를 뒤흔들었다. 당시 조 후보자는 이를 전면 부인했고 일부 강성 지지자들은 '조국 수호'를 외치며 집회를 이어갔다. 국민의 분노는 커져 갔지만, 문 전 대통령은 인사를 강행했다. 이 여파로 민주당은 '내로남불'이라는 수식어가 따라 붙었다.


특히 청년층의 분노가 컸다. 조 전 장관은 과거 수 차례 외국어고등학교나 특수목적고 등을 설립 취지에 맞게 규제해야 한다고 비판해왔다. 하지만 자신의 딸 조씨가 외고를 나와 이과대학에 진학한 뒤 의학전문대학원에 다닌 사실이 알려지면서 비난을 면치 못했다. 여기에 더해 고교 시절 의학논문 제1 저자에 이름을 올린 것과 동양대 총장 표창장 등 이른바 '7대 허위 스펙'의혹이 제기되면서 청년층 분노는 절정에 달했다.


최근에는 '딸로 인해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입시에서 다른 사람이 불합격되지 않았다'고 발언해 비판을 샀다. 조 전 장관은 지난달 26일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자신의 저서 '가불 선진국', '법고전 산책'에 대한 북 콘서트에서 딸 조민씨에 대한 질문을 받자, "부산대 조사위원회에서 '동양대 표창장은 입시에 영향을 안 줬다', '저희 딸 때문에 다른 학생이 떨어진 적은 없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던 것 같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김웅 의원은 SNS를 통해 "'딸내미 때문에 다른 사람이 떨어진 적 없다'는 조국의 주장은 허위"라며 "조국 일가의 범죄를 가장 자세하게 밝힌 정경심 교수 1심 판결문을 분석해봤다. 판결문에 '오랜 시간 동안 성실히 준비하고 적법한 절차에 따라 서울대 의전원, 부산대 의전원에 응시했던 다른 응시자들이 불합격하는 불공정한 결과가 발생했다'고 못 박았다"고 했다.

◆ 곽상도 전 의원 아들 퇴직금 50억원
지난 2021년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 과정서 '대장동 의혹'이 불거졌다. 특히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 중심엔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가 있었다. 의혹은 점차 커져 갔다. 곽상도 전 의원의 30대 아들이 화천대유로부터 퇴직금 50억 원을 받았다는 사실도 알려졌다. 청년들은 그들만의 '아빠 찬스'라며 분노와 박탈감을 드러냈다. 관련자들의 어설픈 해명이 청년들의 분노에 기름을 부었다. 곽 전 의원의 아들은 "회사에 입사해서 일하고 평가받은 것이다. 열심히 일했다"라고 주장했다. 곽 의원 역시 "6~7년 아들이 회사에서 일하고 나름대로 기여한 것"이라고 거들었다. 화천대유 최대주주인 김만배씨는 "회사가 성과 있는 분들에 대해 이사회나 임원회의를 통해 퇴직금을 결정한다"고 상식을 벗어난 해명을 했다.


청년층의 여론은 심각했다. 당시 2030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산재로 사망해도 1억조차 못 받는 게 노동자 현실", "우리는 노력이 부족해서 50억 못 받나 보다", "아빠의 힘은 국민의 힘보다 강하다" 등 비판하는 글이 연이어 올라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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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태악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이 지난달 31일 오후 경기도 과천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고위직 간부들의 자녀 특혜 채용 의혹에 대한 특별감사 결과와 후속대책을 발표하기에 앞서 사과 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 '아빠 찬스 종합세트' 선관위 자녀 특혜 채용
최근 청년층의 역린을 건드린 사건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고위직 간부들의 자녀 특혜 채용이다. 취업난에 허덕이는 청년들에게 선관위의 박찬진 사무총장과 송봉섭 차장, 김세환 전 사무총장 등 전·현직 간부 6명의 자녀가 경력 채용 과정에서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은 허탈감을 줬다. 특히 자체 조사에서 5건의 사례가 더 적발되면서 여론은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악화됐다. 선관위는 고위직 간부 자녀 채용에 있어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했다고 봤지만, 이들 자녀의 근무는 그대로 유지하기로 해 더욱 논란이 일고 있다.


선관위 사태는 '아빠 찬스'의 총집합이었다. 박 사무총장은 2022년 딸 채용 당시 전결권자인 사무차장으로 승인했고, 송 사무차장은 2018년 경력직 채용 때 인사 담당 직원에게 전화해 딸을 추천했고, 면접관으로 참여한 선관위 직원들은 과거 송 사무차장과 함께 근무한 직원이었다. 신우용 제주선관위 상임위원 아들도 아빠 동료가 면접관을 맡았고, 김정규 경남선관위 총무과장 딸 역시 선관위 내부 면접관들이 김 과장 딸의 지원 사실을 알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임명한 노태악 선관위원장은 사면초가의 신세가 됐다. 민주당의 엄호로 사퇴를 압박하고 있는 여권의 요구에 자리를 지키고 있지만, 민주당에서 총선을 앞두고 태세를 전환하려는 움직임을 보여 주목된다. 공정하지 못한 이번 사건을 바라보는 청년층과 국민적 분노가 커 무작정 노 위원장을 엄호하기는 어렵다는 분위기다. 실제 민주당이 선관위에 대해 국정조사를 추진해야 한다는 의견을 밝힌 것도 변화의 조짐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서정혁기자 seo1900@yeongnam.com
서민지기자 mjs858@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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