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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정치!] TK에 왜 초선이 많을까

2023-06-26

TK 의원 "공천 물갈이 여파, 중진 양성해야"

지역 민심, 현역 의원들에게 호의적이지 않아

"대구 3선, 수도권 초선보다 못하다" 지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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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대구시 수성구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대구시당에서 열린 21대 국회의원선거 미래통합당 대구시당 선거 대책위원회 발대식에서 대구지역 통합당 후보들이 총선 승리를 다짐하고 있다. 영남일보 DB
최근 양금희(대구 북구갑) 의원이 국민의힘 차기 대구시당위원장에 만장일치로 합의 추대됐습니다. 공식적인 발표인데, 한발 더 들어가면 사정은 좀 다릅니다. 일부 초선들이 '떨떠름하게' 받아들였다는 소리가 나옵니다. TK(대구경북) 시·도당위원장 선출 '관례'는 선수(選數)와 나이 순의 합의 추대입니다. 이번에 관례를 놓고 의견이 다소 엇갈렸습니다. 시당위원장 후보군이 모두 초선인 탓에 선수를 따지기가 애매했다는 후문인데요. 보궐선거로 입성한 '0.5선'을 온전한 초선으로 인정할 것인지를 놓고 미묘한 신경전이 벌어진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현재 대구의 '0.5선'은 임병헌(중남구) 의원과 이인선(수성구을) 의원입니다. '0.5선'을 둘러싼 해프닝에 대해 "TK 정치의 참담한 현실"이라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대구 의원들은 그동안 자행된 공천 물갈이 여파라며 불만을 쏟아냅니다. 총선 때마다 원칙 없는 낙하산 공천이 이뤄지면서, 초선과 0.5선의 선수를 따지는 상황이 연출됐다고 주장합니다. 현재 대구 의원 12명 가운데 0.5선을 포함해 7명이 초선입니다. 경북은 13명 중 7명이 초선입니다. 한 대구 의원은 "국회에서 초선과 중진의 무게감과 역할이 다르다. 공천 학살이 사실상 지역 의원들의 선수를 낮췄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지역에 돌아갈 수밖에 없다"라고 말합니다.


일정 부분 일리가 있는 말입니다. 정치권에서 이른바 '짬밥'(선수)을 중요하게 여기는 게 사실입니다. '짬밥'에 따라 정부나 공공기관에 미치는 영향력에도 차이가 있습니다. 지역 의원들은 "지역 발전을 위해서라도 사람을 키워줄 필요가 있다"며 중진 양성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부산과 비교하기도 합니다. 중진 비율이 높은 부산의 경우 산업은행 부산 이전, 부산 엑스포 유치 등 굵직한 미래 먹거리를 제시하고 있다는 게 지역 의원들의 설명입니다.


문제는 지역 의원들의 하소연과 민심에 상당한 격차가 있다는 데 있습니다. 지역 민심은 의원들에게 그다지 호의적이지 않습니다. "대구 3선 의원이 수도권 초선보다 못하다", "TK에선 초선만 뽑아도 된다. 어차피 중진이나 초선이나 존재감 없기는 마찬가지다" 등의 말이 나오고 있습니다. TK 의원들로선 무작정 지지를 호소할 게 아니라 민심에 보다 더 귀 기울일 필요가 있습니다. 부정적 여론이 왜 나오는지 성찰하는 태도가 우선입니다.


'중진 양성론'을 불편하게 받아들이는 기류도 있습니다. 지역 정치권의 한 인사는 "'중진 양성론'이 정당성을 확보하려면 그동안 지역 중진 의원들의 역할을 살펴볼 필요가 있는데, 지금까지 무엇을 했는 지 잘 모르겠다. 대구 미래를 위한 청사진을 제시한 적도 거의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부산 정치권과의 비교도 안 맞는 구석이 있습니다. 부산은 대구와 달리 여야가 치열하게 맞붙는 지역입니다. '선의의 경쟁'이 부산의 어젠다를 발굴하는 토양입니다. 대구는 국민의힘 공천만 받으면 사실상 국회의원 '생명 연장'이 되는 곳입니다. 역동성이 부족합니다. TK 의원들을 향해 '온실 속의 화초'라는 비아냥이 괜히 나오는 게 아닙니다.


내년 총선이 시나브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TK 의원들의 진지한 고민이 필요해 보입니다.


서정혁기자 seo1900@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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