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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경석기자〈사회부〉 |
'흑묘백묘론(黑猫白猫論)'. 검은 고양이든, 흰 고양이든 쥐만 잘 잡으면 된다는 뜻이다. 중국의 개혁과 개방을 이끌어 낸 덩샤오핑(鄧小平)의 어록 중 가장 유명한 말인데, 그의 실용주의 철학을 그대로 보여준다.
민선 8기 출범 1년을 앞둔 시점의 대구경북(TK)을 바라보면, 가장 많이 떠오르는 말이기도 하다. 홍준표 대구시장과 이철우 경북도지사 모두 자신에 대한 평판을 신경 쓰기보다는, 지역민의 삶을 개선하기만 하면 된다는 의지가 엿보여서다.
'등소평처럼 좌우를 넘어서는 정치를 하겠다'라던 홍준표 시장의 지난 1년은 그야말로 파격적이었다. 취임 직후부터 채무감축을 위한 고강도 재정혁신에 나서더니, 중앙 정치권의 이슈나 국가적인 의제에 대해서도 좌고우면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입장을 밝혔다. 그의 시정 슬로건대로 '파워풀' 하고 선이 굵다.
물론 순탄하기만 했던 건 아니다. 가장 최근에는 대구 도심에서 열린 퀴어문화축제에 대한 대응을 두고 경찰과 갈등을 빚기도 했다. 그럼에도 각종 경제지표가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결과로써 증명하고 있다. '30년 넘게 이어온 GRDP(지역 내 총생산) 꼴찌라는 꼬리표를 떼어 내겠다'는 홍 시장의 약속은 취임 1년 만에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그런데도 '취임 1주년 소감'을 묻자 "시정의 일상일 뿐"이라고 담담하게 말한다.
이철우 도지사의 1년을 돌아보자. 두 번째 임기를 맞은 그는 안정감 있게 도정을 이끌어왔다. "경북의 힘으로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어 내겠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그는 전국시도지사협의회장으로도 선출되면서 '지방시대'를 더욱 강조하고 있다. 수도권 병(病)을 극복해야 새로운 발전을 이뤄낼 수 있다는 그의 지론에는 국토 균형발전에 대한 진심이 묻어난다. 그 결과 경북도는 경주와 안동, 울진에 국가산업단지를 유치하고, '글로컬대학 3.0' 사업에서도 큰 성과를 냈다.
그런 이 도지사도 최근 난데없이 '사드 괴담'에 휘말렸다. 김천에 지역구를 둔 한 경북도의원이 그를 향해 사드 배치의 책임을 따져 물은 것이다. 하지만 정부 발표 결과 사드 전자파는 기준치의 0.189%에 불과했다.
정치인이 특정 사안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정책을 펼칠 때 반대가 나오거나 공격을 받는 건 숙명과도 같다. 홍 시장과 이 도지사를 지지하든, 지지하지 않든 'TK의 재도약'에 대한 열망은 지역민 모두가 같다. 우리는 그저 일 잘하는 시장과 도지사를 바랄 뿐이다. 지난 1년이 성공적이었던 만큼, 남은 3년도 기대감을 갖게 된다.
민경석기자〈사회부〉

민경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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