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주서 3대 가족 살던 주택 토사 덮쳐 1명 숨져
도내 비 피해 신고 115건 중 영주·봉화 지역 95건
30일 오전 4시 43분쯤 경북 영주시 상망동 산사태로 대량의 토사가 주택을 덮치면서 그 안에 있던 14개월 여아가 숨졌다. |
밤사이 경북 영주·봉화 지역에 최대 160㎜가 넘는 폭우가 쏟아지면서 산사태로 인해 14개월 된 여아가 숨지는 등 각종 피해가 잇따랐다.
30일 경북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날 새벽 4시 42분쯤 영주시 상망동의 한 주택 뒤에 밭이 무너지면서 14개월 여아가 매몰돼 병원으로 옮겼으나 숨졌다.
이 주택엔 성인 7명과 아이 3명 등 3대가 살고 있었고, 이날 많은 비가 내리면서 밭 아래 경사로가 무너져 대량의 토사가 집을 덮쳤다. 당시 경사로엔 토사가 흘러내리지 않도록 하기 위한 비닐과 그물망 등이 설치돼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토사가 주택을 덮쳤다는 신고가 접수되자 경찰과 소방 당국 등이 굴착기 2대와 인력 70여 명을 투입해 일가족 10명 중 9명은 구조했지만, 14개월 된 여아는 미처 빼내지 못해 현장에서 2시간가량 구조 작업을 진행했다.
이후 오전 6시 40분쯤 여아는 심정지 상태로 소방 당국에 발견돼 이송됐지만, 병원에서 사망 판정을 받았다.
30일 오전 영주시 상망동의 한 도로 옆 산이 많은 비로 인해 유실되면서 나무가 쓰러졌다. |
경사로가 무너진 상망동 일대에서는 15세대 주민 43명이 대피했다. 인근 한 아파트 건설 현장에도 토사가 밀려들어 주차된 자동차 5대가 매몰됐다.
영주시 영주동과 봉화군 명호·상운·법전·춘양면 등에서 주택 침수 등으로 고립됐던 주민 20여 명이 출동한 소방대원으로부터 구조되기도 했다.
또 영주동의 한 학교에선 하수구 억류로 인해 침수되면서 고립됐던 2명이 무사히 구조됐다.
이 밖에도 영주 서천 월호교 지점에는 홍수주의보가 발령된 상태다. 많은 비가 내린 북부지역을 중심으로 도로 10여 곳이 통제됐다.
밤사이 많은 비가 내린 영주의 서천. |
한편 이날 오전 11시 기준 도내엔 총 115건의 비 피해 신고가 접수됐다. 이 가운데 영주 지역에 총 66건, 봉화가 29건에 달했다. 이들 지역엔 지난 29일 오후 5시부터 이날 오전 11시까지 160㎜가 넘는 비가 쏟아졌다.
지역별 강수량은 봉화가 162.3㎜, 영주 159.9㎜, 예천 82.2㎜, 울진 76.3㎜, 영양 77.4㎜, 문경 69.5㎜ 등이다.
글·사진=손병현기자 why@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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