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나토 총장 만나 협력 강화하는 'ITPP' 체결…美 상원의원 대표단 접견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윤석열 대통령이 11일 빌뉴스 나토 정상회의장에서 가진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과의 면담에서 개별 맞춤형 파트너십 프로그램(ITPP)을 체결하고 있다. 연합뉴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차 리투아니아를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빌뉴스 한 호텔에서 미국 상원의원들을 접견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을 앞두고 윤석열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아침 빌뉴스 숙소 호텔 주변에서 천안함의 정식 명칭인 'PCC-772' 문구가 적힌 모자를 쓰고 산책하며 양자 회담 등의 일정을 구상하고 있다. 연합뉴스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를 위해 리투아니아를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나토 사무총장과 미국 상원의원단을 접견하는 등 본격적인 외교 일정에 돌입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리투아니아의 수도 빌뉴스 나토 정상회의장에서 옌스 스톨텐베르그 총장과 만났다. 먼저 윤 대통령은 스톨텐베르그 총장과 이번이 세번째 만남임을 언급하며 반가움을 표했다. 이어 윤 대통령은 "대서양 안보와 인도·태평양 지역 안보가 서로 분리될 수 없는 상황에서 대한민국, 일본, 호주, 뉴질랜드 같은 인도·태평양 지역 국가들과 나토와의 긴밀한 협력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초청에 감사하고, 나토 정상회의에서 글로벌 안보와 신흥 안보 분야에 대해 의미 있는 논의가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스톨텐베르그 총장도 "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해주셔서 감사하다"며 "한국은 나토의 중요한 파트너"라고 화답했다. 그는 "나토에 대한 한국의 협력은 가치가 있다"면서 "안보는 지역적이지 않고 글로벌하며, 서로에게 영향을 미친다"고 평가했다. 이어 "우크라이나 전쟁도 전 세계적으로 파급 효과가 큰데, 한국이 이를 규탄해줘서 감사하다"며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도 나토 동맹국과 전 세계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중요한 문제"라고 언급했다. 그는 "이번 계기에 (한국과 나토가) 새로운 파트너십 프로그램을 체결하는데, 우리 협력의 중요성이 그만큼 강조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과 스톨텐베르그 총장의 언급처럼 이번 회의에서 우리나라는 나토와 개별 맞춤형 프로그램(ITPP)을 만들어 협력의 틀을 제도화하기로 했다. ITPP는 과학기술, 대테러, 사이버 안보, 신흥기술 등 11개 분야에 대한 새로운 협력 방안을 뜻한다. 이는 앞서 2019년 체결된 한-나토 간 기존 협력 문서인 '국가별 파트너십 협력 프로그램'(IPCP)이 격상된 것이다.

대통령실은 보도자료를 통해 "이전 IPCP가 협력 분야를 단순 나열하였던 것과 달리, ITPP는 협력 분야에 대해 협력 목표나 세부 사업내용, 사업 이행시기 등을 구체적으로 명시한 것으로 한-나토가 간 협력을 보다 구체화한 것"이라며 "ITPP는 협력 분야별 주무 부처와 협조 부처를 명시하여 협력 분야 세부사업의 책임있는 이행과 유효기간도 4년으로 나토 측과 장기적 차원에서 협력 도모가 가능해졌다"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윤 대통령은 순방 첫 일정으로 미국 상원의원 대표단과 만나 한미동맹 및 한국-나토 협력 문제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윤 대통령은 나토 옵서버 그룹활동차원으로 리투아니아를 찾은 미국 상원의원 6명(공화당 소속 톰 틸리스·댄 설리번·피트 리케츠 의원 및 민주당 소속 진 섀힌·딕 더빈 의원, 무소속인 앵거스 킹 의원)과 빌뉴스의 한 호텔에서 만났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이날 지난 4월 미 의회 합동연설 당시 의원들이 보여준 한미동맹에 대한 전폭적이고 초당적 지지에 감사를 표했다. 이어 윤 대통령은 "NATO 정상회의 계기 미 상원 대표단과의 만남이 한미동맹이 진정한 '글로벌 포괄적 전략동맹'으로 발전하면서 동맹의 무대가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한국은 2년 연속 NATO 정상회의에 참석하면서, 작년 주NATO 한국대표부를 개설한 데 이어 이번에 한-나토 ITPP를 체결함으로써 나토와 협력을 획기적으로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나토 옵서버 그룹 공동의장을 맡고 있는 진 섀힌 의원은 "지난 4월 윤 대통령의 국빈 방미가 미국의 행정부와 의회는 물론, 미국인들에게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확인하는 중요한 계기가 됐다"고 평가한 뒤 "앞으로도 한미동맹에 대한 미 의회의 초당적 지지는 변함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앞으로도 인태지역 주요 국가로서 가능한 역할을 계속해 주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또한 윤 대통령과 미 상원의원들은 이번 나토 정상회의 주요 의제인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한국의 우크라이나 지원 현황에 대해 설명하고, 우크라이나의 평화 회복 및 재건을 위한 한미 간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한편 대통령실 측은 윤 대통령이 이날 새벽 천안함의 정식 명칭인 'PCC-772' 문구가 적힌 모자를 착용하고 빌뉴스 숙소 주변을 산책했다고 전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10개 일정의 '강행군'에 앞서 자정을 넘긴 시각까지 참모들과 함께 양자 회담 준비를 했다는 것이 대통령실의 설명이다.
정재훈기자 jjhoo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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