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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건보료율 해마다 인상해 적립금 24조, 또 올릴 필요 있나

2023-07-20

정부는 최근 '2023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을 발표하면서 건보료 인상을 최대한 억제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공공요금, 통신비, 식품·외식비 등과 함께 핵심 생계비에 포함시킨 의료비 부담을 줄여주겠다는 취지다. 이에 따라 내년 건보료율 인상 폭이 올해보다는 낮을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더 나아가 동결을 점치는 분위기도 있다. 하지만 재정의 지속 가능성 유지를 위한 건보료율 인상론도 만만찮은 상황이다. 건강보험 최고 의결기구인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가 다음 달 중 어떤 결론을 내릴지 관심이 쏠린다.

건보료율 인상론에도 일리는 있다. 건보공단이 의료기관에 지급하는 수가(酬價)가 내년에 물가와 연동해 1.98% 오르기에 그만큼 재정지출이 늘어난다. 또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건보재정 불확실성에 대비할 필요도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건보료율을 올리지 않아야 할 이유가 더 많다. 무엇보다 고물가 시대에 국민 고통을 가중시키는 게 문제다. 올해 직장가입자 월급에 매기는 건보료율은 7.09%(평균 14만6천여 원)다. 결코 적은 금액이 아니다. 건보료율은 2000년 2.80%에서 올해까지 1.5배(4.29%) 올랐다. 2017년 한차례 동결된 것을 제외하고 20여 년간 지속적으로 상승곡선을 그린 결과다. 건보 재정은 보장성이 대폭 강화됐던 지난 3년(2018~2020년)을 제외하고 흑자를 유지해왔다. 덕분에 지난해까지 누적 적립금이 무려 24조원에 달한다. 이만하면 재정건전성 우려는 엄살이다. 적립금이 많다는 건 건보료를 과다하게 거뒀거나, 의료 서비스를 충분히 보장하지 않았다는 뜻이기도 하다. 국민 부담은 외면한 채 건보 곳간만 계속 채우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는지 묻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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