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 칠곡경북대병원 등 수도권 뺀 5개 권역을 소아암 거점병원으로 선정
소아암 진단부터 항암치료, 조혈모세포이식, 후속 진료까지 가능한 의료서비스를 제공
칠곡경대병원은 전문의가 거점병원 진료에 참여하는 모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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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5개 권역 소아암 거점병원 현황.자료 보건복지부 |
소아암 환자는 매년 1천300명 정도다. 백혈병 등 혈액암 비중이 높고 고난도 치료가 필요하지만, 5년간 생존할 확률이 86.3%로 전체 암 평균(71.5%)보다 높다. 제때 치료만 받으면 정상적인 성인으로 성장할 수 있단 이야기다. 다만, 진단 후 완치까지 1~2년간 집중 치료가 필요해 학교생활 공백 등 아동의 정서적 발달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소아암 진료를 위해 수련을 마친 세부전문의(소아혈액종양 전문의)는 전국적으로 69명에 불과하다. 이 중 비수도권 소아혈액 전문의(2022년 대한소아혈액종양학회 통계)는 대구(5명)·경남(6명)·부산(3명)·전남(3명)을 제외하곤 시·도별로 많아야 2명이 고작이다. 대부분 전문의가 수도권에 있어 지역에서 소아암을 진단받은 환자는 먼 길을 오가는 불편을 겪을 수밖에 없다.
그런데 이젠 지역에서도 소아암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린다. 보건복지부가 거주 지역을 떠나지 않고 치료받을 수 있도록, 수도권을 제외한 5개 권역에 소아암 거점병원을 육성하는 계획을 세웠다. 대구경북에선 칠곡경북대병원이 그 역할을 맡는다.
보건복지부는 소아암 거점병원으로 △경북권(대구경북) 칠곡경북대병원 △충청권 충남대병원 △호남권 화순전남대병원 △경남권 양산부산대병원 △경기권 국립암센터를 선정했다고 22일 밝혔다.
이들 거점병원은 정부가 이미 지정한 지역 암센터와 어린이 공공전문진료센터 가운데 소아 혈액 종양 전문의가 있어 조혈모세포 이식이 가능한 병원이다. 소아암 진단부터 항암치료, 조혈모세포이식과 후속 진료까지 가능한 의료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들 지역 거점병원에서 쉽지 않은 중증 외과 수술과 양성자 치료기 같은 첨단 장비 항암 치료가 필요하다면, 수술팀을 갖춘 수도권 병원이나 양성자 치료기를 보유한 국립암센터에서 치료한 후 다시 지역 거점병원으로 옮겨 후속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연계한다.
이번에 지정된 거점병원은 소아 혈액 종양 전문의를 중심으로 병동 촉탁의를 2~3명 신규 채용하는 한편, 소아 감염과 소아 내분비 같은 다른 소아과 분야 전문의와 협력하고 지역의 타 병원 소속 전문의가 진료에 참여하도록 하는 등 소아암 전담 진료팀을 꾸려 운영하게 된다.
각 거점병원에 따라 전문인력 활용 형태는 병원 내 전담팀 구성 진료체계, 지역 개방형 진료체계, 취약지 지원체계 등 3가지로 나뉜다. 병원 내 전담팀 구성 진료체계는 소아 혈액 종양 전문의와 입원 전담의 또는 촉탁의, 타 분과 소아과 전문의가 협력하게 된다.
지역 개방형 진료체계는 지역 내 대학병원 소속 소아 혈액 종양 전문의와 지역 병·의원에 근무 중인 소아암 치료경력이 있는 전문의가 거점병원의 진료에 참여하는 모형이다. 칠곡경북대병원은 영남대병원, 계명대 동산병원 등 소아 혈액 종양 세부 전문의로 진료팀을 구성할 계획이다.
칠곡경북대병원 소아청소년 혈액종양과 김지윤 교수는 "소아암 진료 의사들은 환자 치료를 위해 24시간 상시 대기하는 근무 조건에, 민원이나 법률적 문제, 나아가 구상권 위험도 있다"며 "이런 어려움을 타개하려고 지역 특수성을 감안해 현장에서 세부 전문의들이 연합해 결의했다"고 밝혔다.
이어 김 교수는 "지역 거점 병원들이 소아암 진료를 위한 기본적인 시설을 갖추고 있지만, 서울과 비교하면 그렇지 못하다"며 "서울과 유사한 수준으로 지역에 지원해 주길 바란다"고 했다.
강승규기자 kang@yeongnam.com

강승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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