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김은경 혁신위원장 '설화 논란' 점입가경

김은경 윤석열 대통령 직함 빼고 이름만 불러

"윤석열 밑에서 임기 마쳐 치욕스러웠다" 말해

국민의힘,"연봉 3억원 받으며 '알박기' 하고선"

더불어민주당 김은경 혁신위원장이 지난달 울산시 중구 J아트홀에서 열린 전국 순회 간담회 '울산시민과의 대화'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노인 비하' 논란을 빚은 더불어민주당 김은경 혁신위원장이 또다시 설화 논란에 휩싸였다.

김 위원장은 지난 1일 인천 남동구 인천시당에서 열린 '인천시민과의 대화'에서 혁신위원장을 맡은 이유에 대해 "분노가 치밀어서 이 일을 수락했다"며 "윤석열 밑에서 통치받는 게 창피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의 직함을 빼고 이름만 언급했다. 김 위원장은 또 "문재인 대통령 때 금융감독원 부원장으로 임명됐다가 윤석열 밑에서 임기를 마치는 과정이 엄청 치욕스러웠다"며 "(금감원에서) 해야 할 일이 있었다. 미션이 있어서 끝까지 했는데 속상한 일들이 많았다. (임기를 마치고) 학교로 돌아가니 너무 분노가 차올랐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강하게 비판했다. 특히 윤 대통령의 호칭을 생략한 점과 '창피', '치욕' 등의 발언에 대해 날을 세웠다.

박대출 정책위의장은 SNS에 "대한민국의 헌법과 법에 따라 국민의 주권 행사로 선출된 대통령께, 그리고 국민들께 기본적인 예의도 갖추지 못한 발언"이라며 "정권이 바뀌었음에도 스스로 임기를 꽉 채워 퇴임하고, 이제 와서 치욕 운운하는 게 부끄럽지도 않느냐"고 비판했다.

장예찬 최고위원도 "김 위원장이 맡았던 금융소비자보호처장 자리는 연봉 3억원으로 손꼽히는 꿀직장"이라고 했고, 윤희석 대변인은 "월급 꼬박꼬박 받으며 '알박기'로 잘 지내다가 이제 와서 그 세월은 치욕이라 분노가 치밀었다니 그 편리한 인식 구조가 부럽기까지 하다"고 비난했다.

민주당에서도 계파를 가리지 않고 김 위원장의 노인 비하 발언을 문제 삼는 목소리가 쏟아졌다.

친명계 대표인 정성호 의원은 이날 라디오에서 "그런 말을 인용한 것 자체가 당신이 갖고 있던 생각을 보여주는 것으로 오해받을 수 있지 않겠나"라고 지적했다.

논란이 식지 않자, 지도부가 직접 진화에 나섰다.박광온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세대 갈등을 조장하거나 특정 세대에 상처를 주는 언행을 삼가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대한노인회는 이날 성명서를 내고 김 위원장과 양이원영 의원에게 직접 사과를 요구했다. 김 혁신위원장은 "왜 미래가 짧은 분들이 (젊은 사람들과) 1대1 표결해야 하느냐"고 했고, 양 의원은 "지금 투표하는 많은 이들은 그 미래에 살아있지도 않을 사람들"이라고 김 위원장을 옹호했다.
서정혁기자 seo1900@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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