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추 구멍에도 꽃 필 날 있다' 개관 1주년 행사
바늘질로 책 짓는 정연두 작가 전시, 31일까지
아가쏘잉협동조합, "현대인에게 휴식 같은 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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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연두 작가(가운데)가 작품에 대해 설명을 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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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연두 작가 작품 모습. |
아가쏘잉 협동조합이 지난 5일 '도나의 집' 개관 1주년 행사를 열었다.
'단추 구멍에도 꽃 필 날이 있다'라는 주제로 열린 행사는 1층 모모 공간에서 '바느질로 책 짓는 작가' 정연두의 작품을 만나는 것으로 시작됐다.
정 작가는 "아들의 구멍 난 운동화에 꽃수를 놓았다. 꽃길을 걸으라는 엄마의 마음을 수로 놓았다. 장성한 아들이 군대 갈 때도 그 운동화를 신고 갔다. 운동화가 터진 것을 '꽃이 져서 슬프다'"고 말한 아들에게 "꽃이 지면 열매가 열린다"고 위로했다고 한다.
두 아이가 들고 다닌 가방이 작가의 유럽여행 동반자가 된 '가방의 내력', 작가의 자전적 삶을 담은 '내가 좋아'는 시와 수필처럼 다가왔다. 정 작가는 실과 천이 만드는 곳이라면 어디든 '깁고 이으며' 일상의 이야기를 담았다. 정연두 작가의 전시회는 오는 31일까지 열린다.
개똥이 어린이 예술단의 축하 공연, 박영운 씨의 팬플루트 공연은 많은 환호를 받았다.
'도나의 집'은 사람이 주인공이다. 씨실과 날실의 교차가 옷감이 되듯, 사람들의 짜임이 도나의 집을 굴러가게 한다. 바느질 체험 수강생으로 온 주민이 자원봉사자가 되고, 미혼모를 위한 지원동아리를 만들어 힘을 보태고 있다.
세 아이를 키우는 이상희(31) 씨는 "아기 세 명이 있는 엄마는 화가 많다. 이 공간에 오면 그나마 숨통이 튼다. 비빌 언덕이 되는 공간"이라고 말했다.
지난 1년 동안 '도나의 집'은 미혼모와 한부모 가정에게 작업장으로, 지역주민에게 체험의 장으로, 이주노동자에게 의료지원 공간이 됐다.
행사를 기획한 신영철 대표는 "바늘이 윗실을 물고 내려가 밑실을 끌고 올라오며 바느질이 되듯 사람과 사람도 서로 만나야 인생이 되는 순리를 이해하는 시간이 될 것이다"라며 "삶에 지친 현대인들에게 참 휴식 같은 전시회가 될 것"이라고 했다.
글·사진=이명주시민기자 impsee@hanmail.net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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