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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고교생도 자퇴 러시…공교육 신뢰 회복만이 해결책

2023-08-16

대학 입시에 전념할 요량으로 고교를 자퇴하는 학생들이 갈수록 늘고 있다. 종로학원이 전국 일반고 학교알리미 공시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대구지역 학업 중단 고교생은 올들어 576명으로 지난해(438명)보다 32%(138명) 늘어났다. 경북에서도 올들어 697명으로 지난해(597명)보다 늘었다. 전국에서도 학교를 그만둔 학생이 올들어 1만5천520명으로 해마다 증가세다. 우리나라 공교육의 씁쓸한 현주소를 보는 것 같다.

고교생 자퇴 러시는 부적응·학폭 등의 이유도 있겠지만, 학생·학부모 사이에 '학교 교육이 대입에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인식이 만연한 데서 비롯된다. 고교 과정 없이도 수능만 성공하면 원하는 대학에 들어갈 수 있다는 판단이다. 고교 1· 2학년 때 흡족한 내신을 받지 못했다는 이유로 자퇴한 뒤 정시에 올인하는 경우다. 1학년 때 자퇴한 학생만도 올들어 전국에서 8천50명으로 2021년(5천15명) 대비 60.5%나 늘었다. 사정이 이러니 학교 교육이 제대로 될 리 만무하다. 수업 분위기가 산만하기 이를 데 없다. 공부는 학원에서 하고 학교에선 부족한 잠을 보충한다는 게 공공연한 사실이다. 고교 3학년 땐 수업 중인 과목과 다른 학원 교재를 보거나 인터넷 강의를 들어도 묵인되는 분위기다.

심하게 말해 공교육은 사실상 껍데기에 불과한 처지가 됐다. 그렇다고 공교육을 포기할 수는 없다. '학교'라는 게 그렇게 단순한 공간이 아니지 않은가. 입시 교육 말고도 인격을 함양하고 올바른 인간관계를 형성하는 목적도 있는 것이다. 정부는 공교육을 되살릴 근원적 해법 마련을 더는 미뤄선 안 된다. 교권 침해 등 교육계 안팎이 어수선하지만, 공교육 신뢰 회복을 위한 노력에 적극 나서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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