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팀장 "올라타 얼굴 등 구타...인간 XXX라는 말도 했다"
A읍장 "그렇게 말 안했고 팀장이 먼저 내 턱을 가격했다"
고막 찢어져 입원한 B팀장, 18일쯤 A읍장 경찰에 고소
경산시민들 분노 "공무원들이 경산이미지 바닥 쳐박아"
폭행을 당해 병원에 입원중인 경산시 B팀장. |
6살 어린 A읍장에게 폭행을 당해 전치 3주의 진단을 받은 경북 경산시의 행정복지센터 B팀장이 오는 18일 A읍장을 경찰에 고소할 것으로 알려졌다. 폭행으로 고막이 찢어진 B팀장은 현재 병원에 입원중이다. 경산시는 폭행사건이 경산시장에 보고된 지 일주일이 지나서야 인사조치를 할 예정이어서 늑장 대응이라는 비난도 받고있다.
시민들은 공무원 폭행사건에 분노하고 있다. 중방동의 한 시민은 "이유가 어찌됐던 폭행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더구나 경산시의 이미지를 위해 앞장 서야 할 공무원들이 오히려 이미지를 바닥으로 쳐박았다. 경산시의 민낯이 부끄럽기만 하다"고 말했다.
폭행은 지난 8일 저녁 경북 울진군의 한 캠핑장 인근 백사장에서 벌어졌다.
해당 행정복지센터는 퇴임을 앞둔 부읍장을 위해 팀장급 이상 9명이 1박2일 일정으로 이날 울진에서 단합대회를 열었다.
4명은 오후 2시에 울진으로 출발했고, 나머지 5명은 퇴근 후 합류했다.
캠핑장에서 만난 이들은 가지고 온 와인과 고량주 등을 야외 테이블에서 마시기 시작했다. A읍장과 B계장은 당시 술자리를 기억못할 정도로 취했다. 그러다 실랑이가 벌어졌다고 한다. 두 사람 모두 술자리에 함께 있었던 직원들의 말을 토대로 주장을 펼치고 있지만 차이가 있다.
B팀장은 "부읍장에게 존경하고 열심히 일하신 것을 인정한다고 말하자, 읍장이 '과하다 그만하라'고 했다. 그래서 읍장의 이름을 부르며 '친구 동생의 후배이면서 읍장이면 다냐'고 말했다고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A읍장은 "'누구는 이쁘고 누구는 안이쁘고'라는 식의 이야기를 계속 하길래 '공직자로서 품위를 지킵시다'라고 말하자 B팀장이 '000 새파란 게, 니가 밖에서도 읍장인줄 아나. 부읍장은 인정해도 니는 인정못한다'라는 소리를 했다"고 전했다.
폭행이 일어난 백사장으로 이동하는 과정도 서로 엇갈리고 있다.
B팀장은 손목을 잡힌 채 숨이 찰 정도의 빠른 속도로 끌려갔다고 주장하는 반면, A읍장은 손을 잡고 함께 걸어갔다고 말했다.
B팀장은 "백사장에 도착하자 A읍장이 '맞짱 뜨자'며 손을 놓았고, 쓰러진 나에게 올라타 얼굴 등을 구타했다. 맞아 죽을 것 같아 (백사장) 모래를 뿌리며 저항했다. 읍장은 '인간 XXX 같은 걸 받아줬으면 고마운 줄 알아야지'라며 폭언도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A읍장은 "'인간 XXX'라는 말은 하지 않았고 '사고 친 사람'이라는 말은 한 것 같다. 이 말에 B팀장이 내 턱을 먼저 치자 뺨만 몇차례 때렸다"고 반박했다.
오후 10시쯤 폭행을 목격한 관광객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현장에 나타나서야 두 사람의 싸움은 멈췄다.
B팀장은 다음날인 9일 오전 7시쯤 캠핑장을 빠져나와 대중교통을 이용해 귀가했다. 그리고 10일 오후 7시 29분쯤 조현일 경산시장에게 '아무리 생각해도 억울해서 연락드립니다'라는 문자메시지를 먼저 보내고 전화통화로 폭행사실을 알렸다.
입원중인 B팀장은 15일 "당시 상황에 대해서 아직까지 조사를 받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경산시 관계자는 "입원중이라 조사를 하지 않았고, 다음주 월요일(18일) A읍장에 대해 인사조치 예정이다. 조사가 모두 끝나면 경북도 징계위원회에 징계요청할 방침이다"고 밝혔다.
글·사진=윤제호기자 yoonjh@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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