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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
부에노스아이레스의 거리들은 언제나 내 영혼의 고갱.
분주함과 황량함이 재빠른 격정의 거리가 아니라 나무와 석양으로 다정해진 아라발의 달콤한 거리,
불후의 지평선을 가진 평원과 광활한 하늘이 자아내는 가없는 경관이 도시를 둘러싸지만,
소박한 집들이 있고 따뜻한 나무들과 무심한 외곽이 겹쳐진 거리들.
이곳은 영혼을 탐구하는 이들에겐 행복에 가깝다네.
다채로운 삶이 거리의 보호 아래 감정을 나누고 희망이 부풀려진 의지가 거리를 떠다니기에.
깃발처럼 거리가 사방으로 펼쳐지네.
보르헤스 '부에노스아이레스의 거리'
보르헤스가 아르헨티나의 부에노스아이레스를 표현하는 방식은 환상과 감각의 충실성이다. 그 심리는 자신의 도시인 부에노스아이레스를 신화와 불멸로 가득 찬 도시로 변모시키기 위한 그의 오랜 꿈이다. 졸음과 진흙이 감도는 라틀라타 강에 위치한 부에노스아이레스는 보르헤스에게 '내 영혼의 고갱'이라는 역동성을 내재한 정물의 이미지가 확산된 지점이다. 격정을 포옹하면서 '나무와 석양으로 온화해진' 저녁의 거리이다. 나무들은 자애롭고, 거리 곳곳은 '깃발처럼' 솟구치며 확산되는 다정한 곳이다. 20세기 전반부 부에노스아이레스는 위대한 보르헤스의 세례를 충분히 받았다. 보르헤스의 시는 창문이 많고 햇빛의 직사가 뜨거운 문장들로 가득 채워져 있다. 안이 훤하게 보여서, 누군가에게 그 환한 문장들은 삶의 기록이다. 우리의 도시, 대구를 표현한 슬프고 환한 시 몇 편이 문득 생각난다.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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