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협의로 업그레이드된 한미동맹 자신감 반영한 듯…北에 비핵화 거듭 촉구
"장병 복무여건·병영환경 획기적 개선할 것" 언급도
![]() |
윤석열 대통령이 26일 성남 서울공항에서 열린 건군 제75주년 국군의날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
![]() |
윤석열 대통령이 26일 성남 서울공항에서 열린 건군 제75주년 국군의날 기념식에서 분열을 지켜보며 거수경례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
![]() |
윤석열 대통령이 26일 성남 서울공항에서 열린 건군 제75주년 국군의날 기념식에서 국군 부대를 사열하고 있다. 연합뉴스 |
윤석열 대통령이 26일 국군의날 기념식에서 "북한이 핵을 사용할 경우 한미동맹의 압도적 대응을 통해 북한 정권을 종식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기념사에 비해 한층 강경해진 입장을 내비친 것으로 최근 유엔총회 연설 등에 비춰봤을 때 한미일 안보협력 등의 외교적·군사적 자신감을 반영한 것이란 평가가 나오고 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성남 서울공항에서 열린 '제75주년 국군의날 기념행사'에서 "정부는 굳건한 한미동맹을 바탕으로 한미일 안보협력을 더욱 강화하고, 나아가 우방국들과 긴밀히 연대해 강력한 안보태세를 확립해 나갈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기념사에서 윤 대통령은 북한을 향한 경고의 메시지를 쏟아냈다. 윤 대통령은 "북한 정권은 핵무기가 자신의 안위를 지켜주지 못한다는 사실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며 "우리 군은 실전적인 전투 역량과 확고한 대비 태세를 바탕으로 북한이 도발해 올 경우 즉각 응징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의 계속되는 핵 개발 및 고도화 시도에 대해서도 윤 대통령은 "우리 대한민국 국민에 대한 실존적 위협이자 세계 평화에 대한 중대한 도전"이라며 엄중한 인식을 드러냈다. 이같은 발언들은 윤 대통령이 지난해 국군의날 기념사에서는 "북한이 핵무기 사용을 기도한다면 한미동맹과 우리 군의 결연하고 압도적인 대응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며 단순 경고한 것에 비해 한층 수위가 높아진 것이다. 또한 윤 대통령은 "우리 국민은 북한의 공산세력, 그 추종세력의 '가짜 평화' 속임수에 결코 현혹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북한과 화해무드를 조성했던 문재인 정부 및 야권을 염두에 둔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결국 이같은 발언 수위는 공고해진 한미 동맹과 한미일 삼각 협력을 바탕으로 외교적·군사적 자신감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윤 대통령은 올해 70주년을 맞은 한미동맹이 우리 안보의 축이며 워싱턴 선언을 기반으로 한 한미핵협의그룹의 활동도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이제 한미동맹은 핵을 기반으로 하는 동맹으로 고도화됐다"며 "한미 핵협의그룹(NCG)을 통해 미국 핵 자산과 우리 비핵자산을 결합한 일체적 대응 체계를 구축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한반도 역내에 수시 전개될 미 전략자산은 북핵 억지력을 강화시킬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한미동맹 협력 범위를 우주와 사이버 영역으로 확대하고 연합 연습과 훈련도 더 강화해 나갈 것"이라며 "캠프 데이비드 한미일 협력체계는 북핵 억지력을 한층 더 강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외에도 윤 대통령은 현재 우리 군이 추진 중인 한국형 3축 체계 구축, 전략사령부 창설, 드론작전사령부 창설 등을 소개했다. 그러면서 "무엇보다 강력한 국방력 원천은 여기 있는 국군 장병 여러분의 투철한 군인 정신과 확고한 대적관"이라며 "평소 엄정한 군기를 통해 실전과 같은 교육 훈련에 매진할 것을 당부한다"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첨단 과학기술에 기반한 국방혁신에도 박차를 가해한다고 강조했으며 구체적으로는 인공 지능과 유무인 복합전투체계, 우주와 사이버, 전자기 등이 제시됐다.
이를 위한 정부의 지원도 약속했다. 윤 대통령은 "우리 장병들의 복무 여건과 병영 환경을 획기적으로 개선해 최고 수준의 전투 역량을 이끌어내도록 지원할 것"이라며 "장병의 보수, 보급, 급식, 주거, 의료, 모든 부분에 있어 전투 역량 증진을 위한 지원을 확실히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미래 성장 동력이자 첨단산업을 견인하는 방위산업이 국가안보에 기여하고 경제발전의 선도 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정부도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국군의날 기념식에는 북핵 억지력의 핵심인 3축 체계 장비들 중 하나인 고위력 현무 미사일이 최초로 공개되기도 했다. 또한 2013년 국군의 날 기념식 이후 10년 만에 서울 숭례문~광화문 일대에서 6천700여 명의 병력과 68종 340여대의 장비가 동원된 시가행진이 진행된다.
정재훈기자 jjhoon@yeongnam.com

정재훈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