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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분석] 이재명의 기사회생…국민의힘 '곤혹' 민주당 '대반격'

2023-09-28

이재명 영장 기각, 민주당 총공세 나설 준비

국힘, '이재명 때리기' 동력 일정 부분 상실

홍준표, "여당다운 정책 정당으로 거듭나야"

서울중앙지법이 27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 뒤 검찰이 청구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7일 경기 의왕 서울구치소를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기사회생했다.

서울중앙지법 유창훈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27일 이 대표에 대한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를 기각했다. 검찰은 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과 대북송금 의혹을 묶어 구속영장을 청구했고, 국회에서 체포동의안이 가결되면서 법원의 영장심사가 진행됐다.

이 대표의 영장 기각으로 민주당은 대정부 및 대여 투쟁을 강화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정국은 다시 한번 얼어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당은 대반격에 나섰다.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법원의 구속영장 기각은 야당 탄압과 정적 제거에 혈안이 된 윤석열 검찰독재정권에 경종을 울린 것"이라며 "윤 대통령은 폭정을 멈추고 국민 앞에 머리숙여 사죄하라"고 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 파면 요구도 나왔다. 이 대표를 중심으로 한 '친명(친이재명) 체제'가 강화되면서 내년 총선까지 강한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관측된다.

갈등은 기로에 섰다. 비명(비이재명)계에 대한 친명계의 압박 정도에 따라 화합과 내홍이 갈릴 것으로 보인다. 현재 민주당 지도부를 비롯한 친명계는 이 대표 체포동의안 가결 투표를 '해당(害黨) 행위'로 간주하고 징계 카드까지 만지작거리고 있다. 비명계 '찍어내기'가 현실화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 대표가 직접 어떤 메시지를 내느냐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국민의힘은 난감하기 짝이 없다. 그동안 '떳떳하면 법원의 판단을 받아라'며 목소리를 높였던 국민의힘으로선 살아 돌아온 이 대표를 향한 공격 카드가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무리한 수사를 여권이 밀어붙였다'는 역풍이 불 가능성도 우려스럽다. 국민의힘 지도부가 추석 귀성객 인사까지 취소하고 최고위원회와 비상 의원총회를 연 게 위기감을 반영하고 있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의총을 마친 뒤 '법치몰락 정의기각', '유권구속 무권석방' 피켓을 들고 영장 기각을 규탄했지만, 궁색해 보이는 것은 어쩔 수 없다. 국민의힘뿐 아니라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법무부 장관에게도 타격이다.

일각에선 이 대표 영장 기각이 불리하지만은 않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영장 기각이 무죄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가 계속될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검찰의 수사도 끝난 게 아니다. 검찰은 이 대표와 관련해 '대장동 428억 약정'과 '정자동 호텔 특혜 의혹' 등에 대해서도 수사를 계속하고 있다. 추가 소환 및 추가 영장 청구 가능성이 열려있는 상태다. 한동훈 장관도 이 대표의 영장 기각에 대해 "구속영장 결정은 범죄 수사를 위한 중간 과정일 뿐이다. 이 대표에 대한 결정도 죄가 없다는 내용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여야 대치가 가팔라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정기국회 역시 험로를 걸을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국정감사에서 윤석열 정부를 상대로 총공세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국민의힘 반대에도 의석 수를 앞세워 노란봉투법', '방송 3법' 등 쟁점 법안의 강행 처리에 나설 것으로 점쳐진다. 국민의힘은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 대통령 거부권 등을 통해 방어에 나설것으로 보여 여야 감정의 골은 깊어질 게 뻔하다.

총선을 향한 여야의 셈법도 복잡하다. 국민의힘은 민주당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에 따른 중도층 표심을 기대하기 어려워진 상황에서 민심을 공략할 대책이 필요하다. 민주당은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에 따른 검찰의 추가 수사와, 내부 분열이 변수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국민의힘을 향해 여당다운 정책 정당으로 거듭날 것을 촉구했다. 홍 시장은 SNS를 통해 "지난 2년 동안 부패 사건 중심에 섰던 이재명 대표 사건이 구속영장 기각으로 불구속으로 결론이 났다"며 "'닭 쫓던 개 지붕 쳐다보기'이지만 국민의힘은 이제부터라도 이재명에만 매달리는 검찰 수사 정치를 버리고, 여당다운 정책 정당으로 거듭나는 모습을 보일 필요가 있다"고 했다.

서정혁기자 seo1900@yeongna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