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현희, 김미경, 김종인 등 유명인 사칭 주식리딩방 기승
"사기 아니냐?"고 질문하자 5초만에 삭제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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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SNS에 유명인을 사칭한 '주식 리딩방' 광고 글이 판을 치고 있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캡쳐> |
유명인을 사칭하는 '주식 리딩방' 광고가 SNS 공간에 기승을 부리고 있다. 교묘한 수법으로 투자자들을 현혹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24일 접속한 SNS 페이스북에는 개그맨 황현희, 김종인 전 국민의 힘 비상대책위원장, 김미경 더블유인사이츠 대표, 주진형 전 한화투자증권 대표 등 국내 유명 경제인들이 무료로 주식투자 관련 책을 증정하거나 주식 종목을 알려준다는 내용의 사칭 광고가 즐비했다.
직접 SNS 광고를 클릭해 들어가니 '밴드에 가입하라'는 알림이 떴다. 채팅방에는 광고와 달리, 유명인은 온 데 간데 없었다. 대신 '매니저'가 투자 정보 등을 안내했다. 매니저는 "환영합니다. 주식분석을 원하시나요, 아니면 우량주를 원하시나요"라며 중요한 정보는 텔레그램을 통해 알려준다고 했다.
이날 접속한 그룹채팅방에는 200명 가까이 초대돼 있었다. 이곳에선 매일 오전과 오후 2차례 주식 관련 뉴스와 주식 수업 등이 진행됐다.
수업을 마친 이후에는 채팅방에선 '교수님만 저에게 믿음을 줄 수 있어요' '교수님 추천 종목을 기다려야겠어요' 등 투자를 유혹하는 게시글도 잇따랐다.
채팅방은 실시간으로 관리되고 있었다. 일부가 '유명인은 어디 있어요?' '사기 아니에요?' 등의 글을 게시하자 곧장 삭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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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리딩방' 밴드 채팅방에서 "유명인은 어디있냐?", "사기 아니냐" 등을 묻자 5초만에 채팅이 삭제되었다.<밴드 캡쳐> |
자본시장법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에 신고하지 않은 채 1대1로 금융투자에 관해 조언하는 것은 엄연한 불법이다.
주 전 대표는 지난 13일 본인의 페이스북에 "광고를 올리는 계정을 페이스북에 신고했더니 '커뮤니티 규약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답장을 보내왔다"며 "불법 사칭 광고가 열흘이 지나도 없어지지 않고 있다"며 지적했다.
이미선 동양대 범죄심리학 교수는 "유명인의 명성을 앞세운 사기는 전통적인 수법"이라며 "공짜로 뭔가를 알려주거나, 미래를 예측한다는 것은 허상이기 때문에 무조건 의심해 봐야한다"고 조언했다.
박영민 수습기자 ympark@yeongnam.com

박영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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