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20일 국민의힘 의원 6명, 공무원 4명 일본 출장
구체적인 '벤치마킹' 방안 제시되지 않아 외유성출장 논란
이충도 의장 "출장 결과 안 나온 상태에서 섣부른 판단" 반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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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0일 대구 남구의회 본회의에서 성윤희 의원이 7분 발언을 하고 있다. |
대구 기초의회 소속 구의원들이 다녀온 일본 출장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벤치마킹'을 목적으로 다녀온 해외 출장과 관련해, 지역 상황을 반영하지 못한 '외유성 출장'이라는 지적이 나와서다.
대구 남구의회에 따르면, 지난달 16일부터 20일까지 국민의힘 소속 구의원 6명과 공무원 4명 등 10명은 2천만원이 넘는 예산을 들여 오사카·고베·도쿄 등 일본 출장을 다녀왔다. 이들의 방문지에는 도톤보리, 나라공원 등 일본 대표 관광지가 포함됐다. 이번 일정에 더불어민주당 소속 구의원 2명은 동행하지 않았다.
성윤희 남구의원은 지난달 30일 본회의를 통해 "남구 앞산이 일본 나라공원처럼 사람과 동식물이 공존하는 생태계 학습장을 활용한 관광산업으로 재탄생되기를 제안한다"며 일본 출장 목적을 설명했다.
하지만 나라공원의 경우 꽃사슴이 뛰어다니는 곳으로 알려져 있어, 관광 편의를 위해 전망대·케이블카 등 시설물이 조성돼 있는 앞산이 벤치마킹해 발전할 수 있기엔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또 이날 성 의원은 "도쿄의 레인보우브릿지를 보며 앞산빨래터공원, 해넘이전망대와 하늘다리를 떠올렸다"고 언급했는데, 이와 관련해 레인보우브릿지를 지역 관광지와 어떻게 접목할 지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었다.
이번 출장에 대해선 외유성 뿐 아니라, 현실성이 동 떨어진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남구의회는 일정 중 고베지진파크·고베방재센터, 물재생센터·가와사키로보스테이지 등을 방문했다.
이 일정에 대해선 출장 전 심사에서도 심사위원이 "소방서도 없는 남구소속 구의원들이 지진·방재 관련 시설을 방문하고, 대구시가 추진하는 물·로봇 사업 시설을 찾는 게 생산성이 있는지는 의문"이라고 지적했으나 반영되지 않았다.
이충도 남구의장은 "구체적 벤치마킹은 추후 논의한 후 보고할 것"이라며 "앞산에 모노레일이 곧 설치될 예정이기 때문에 동물을 풀면 충분히 동·식물이 공존하는 생태계를 조성할 수 있다. 앞산이 나라공원을 벤치마킹하지 못한다는 지적은 편협하게 보는 것"이라고 했다.
조광현 대구 경실련 사무처장은 "확실히 벤치마킹했다고 하니 출장 결과 보고서가 나오면 공개적으로 검토해보고 외유성 출장인지 아닌지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글·사진=박영민 수습기자 ympark@yeongnam.com

박영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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