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산업의 새로운 기회
경제 활성화를 위한 재조명
지역 위한 획기적 전략 강구
사업 지연땐 도시 슬럼화 우려
문화 사업 선택과 집중 필요
![]() |
강승규 사회부 차장 |
선택과 집중. 특정 분야를 선택하고, 거기에 자원을 집중시키는 경영 전략이다. 피터 드러커, 톰 피터스와 함께 현대 경영학의 3대 대가로 평가받는 마이클 포터(하버드 경영대학원 교수)가 이론화시킨 경영 전략이자 개념이다. 기업과 국가 경영을 포함해 어떤 조직 경영에든 적용할 수 있다. 심지어 개인 자기 계발이나 자산 관리에서도 중요하게 다룬다. 제한된 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단 장점도 있다. 인력·자본·자원이 무한한 집단이라면 어떤 분야든 제한 없는 자원 투입이 가능하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대개 개인이나 조직의 가용 자원이 한정돼 있어서다. 게다가 갈수록 경쟁이 심해지는 국제화 시대는 자신보다 자원이나 물량에서 우위인 상대와 경쟁해야 하는 경우도 많다. 그렇기 때문에 전략 없이 무제한적인 자원 투입 경쟁을 벌이면 자원이 열세한 집단은 도태될 가능성이 높다. 이럴 때 고려할 수 있는 전략은 특정 분야에만 자원을 집중해 해당 분야에서의 경쟁력과 산출을 극대화한다. 전략의 골자를 전쟁에 비유하자면, 모든 전장에서 이길 수는 없다면 패배할 전장은 과감하게 포기하고 이길 수 있는 전장에만 병력을 집중하는 것이다.
달성군 화원읍 천내리에 위치한 대구교도소의 이전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이르면 올 연말 하빈면 감문리 일원으로 옮긴다. 하지만 지역 숙원인 교도소 이전이 마냥 기쁘지만은 않다. 후적지 사업이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구시는 지난 4월 윤석열 대통령 지역공약인 문화예술허브 조성을 위한 사업부지를 옛 경북도청 일원에서 대구교도소 후적지로 변경·추진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일부 지역 반발이 예상됨에도 지역균형발전과 후적지 활용성을 내다본 홍준표 대구시장의 결단력이 돋보였다. 최재훈 달성군수가 본인의 선거 공약인 이 사업의 당위성을 '불철주야' 적극적으로 어필한 부분도 한몫했다. 이에 따라 10만5천여㎡에 달하는 후적지에는 전액 국비로 국립근대미술관(2천914억원)과 국립뮤지컬콤플렉스(3천812억원)가 들어서는 개발 계획이 급물살을 탈 것으로 봤다.
그렇지만 이게 끝이다. 홍 시장과 최 군수는 대구경북을 넘어 대한민국의 문화 지형을 그렸지만, 중앙부처는 강 건너 불구경하듯 뒷짐을 지고 있다. 당연히 예산 부족 핑계다. 보수의 텃밭이면서 심장인 대구에 관심은 있는지 묻고 싶다. 일각에선 총선을 앞두고 수도권과 전라도 눈치를 본단 이야기도 흘러 나온다. 후적지 사업이 장기화되면, 이 일대가 슬럼화 및 우범지대로 전락하게 될 것이 자명하다.
달성군은 70년대부터 강정현대미술제를 개최하며 현재까지 이어져 오는 달성대구현대미술제를 개최한 역사가 있는 곳이다. 무엇보다 교도소 후적지는 스페인 빌바오 구겐하임 미술관처럼 도시재생차원에서 폐공간을 문화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매력적인 장소다. 교도소 후적지 300m 거리에 도시철도 1호선 화원역이 있다. 2027년 대구산업선철도가 준공되면 설화명곡역에서 환승도 가능하다. 대구 서부권은 상대적인 문화 불모지로서 주민들의 문화 향유권 확대와 문화 의식 제고를 위해 문화 인프라 확충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아주 높다. 그렇기 때문에 하루빨리 지지부진한 후적지 개발 사업을 확정 짓고, 기본계획 수립 연구와 예비타당성 조사, 실시설계 용역 등 관련 절차를 밟아야 한다. 안 그러면 집토끼는 내년 총선과 향후 대선에서 도망간다.
강승규 사회부 차장

강승규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