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기정통부, 토론 내용 비공개에다 학생 9명 모아놓고 고작 30분 의견 수렴
정부 R&D 예산 삭감에 반발하는 이공계 학생 달래려는 자리라면서…
29일 경북대에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마련한 '이공계 학생들과의 릴레이 대화' 간담회에 영남권 학생 9명이 참석한 모습. 과기정통부 제공 |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학생 연구자들의 애로사항을 듣는 '이공계 학생들과의 릴레이 대화' 간담회가 보여주기식에 그쳤다는 지적이다. 토론 내용을 비공개로 하는가 하면, 10명 남짓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고작 30분간 의견을 수렴하는데 급급한 모습을 보였다.
과기정통부는 29일 오후 경북대 글로벌프라자 910호에서 경북대, 포항공대, 영남대, 계명대 등 이공계 학생 9명과 간담회를 개최했다. 정부가 R&D 예산을 사상 처음으로 삭감, 연구활동 위축을 우려하는 이공계 학생들의 반발 목소리가 높아진 데 따른 것으로, 대전, 호남권에 이은 3번째다. 과기정통부 김유식 성과평가정책국장, 윤성훈 연구제도혁신과장이 이날 간담회를 함께했다.
김 국장은 "R&D 예산은 삭감됐지만, 이공계 학생들을 위한 지원은 계속 확대될 것"이라며 "R&D 투자의 비효율적 요인을 혁신하자는 것이 예산 삭감의 취지"라고 설명했다.
이날 간담회는 영남권 이공계 학생들의 의견을 듣고 R&D 예산 구조조정 취지, 향후 지원계획을 설명하는 자리였지만, 정작 학생들과의 토론은 비공개로 진행됐고, 시간도 30분 뿐이었다.
앞서 정부의 R&D 정책 방향 및 젊은 연구자 지원방안에 대한 발표가 10분 정도 진행됐지만, 해당 자료 역시 공개되지 않았다.
현장 취재진의 자료 요구에 김 국장은 "자료는 공개할 수 없고, 학생들과의 토론 내용은 행사 후 정리해 보내겠다"고 했다. 과기정통부는 행사 후 보도자료를 통해 "간담회 참석 학생들이 초기 연구실 지원 사업, 장기 해외연수 지원, 학생인건비 안정적 지급 등을 정부에 요구했다"고만 전했다.
한편, 전국 4대 과학기술원 총학생회는 최근 서울대, 포항공대 등 주요 대학 총학생회와 함께 'R&D 예산 삭감 대응을 위한 대학생 공동행동'을 결성하고, 내년 R&D 예산 백지화와 관련 원점 재검토를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하고 정부를 규탄한 바 있다.
이효설기자 hobak@yeongnam.com
이효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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