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신당 총선 파괴력 놓고 전망 엇갈려
국민의힘, 민주당에 대한 피로감 신당 호재
선거일 다가올수록 보수와 진영 결집 관측
국민의힘 허은아 의원이 3일 국회에서 탈당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오른쪽은 허 의원이 합류할 개혁신당(가칭)을 준비 중인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 연합뉴스 |
'이준석 신당'이 속도를 내고 있다. 허은아 의원이 3일 국민의힘 탈당을 선언하며 이준석 신당에 합류했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 측근인 '천아용인'(천하람·허은아·김용태·이기인) 가운데 김용태 전 최고위원을 제외한 나머지 3명이 신당에 몸을 실었다. 어느 정도 진용이 갖춰진 셈이다.
이 전 대표는 '개혁 신당'(가칭)에 자신감을 보였다. 이날 YTN에 출연, "이미 5천명 이상의 당원을 모집했다. 오늘(3일) 안에 신당 창당에 필요한 시도당별 당원 수가 다 모일 것"이라고 했다. 선거전 초반 '바람몰이'에 나설 심산이다.
이준석 신당이 가시화되면서 총선 파괴력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제 3지대 돌풍의 진원지냐, 찻잔 속의 태풍이냐'를 놓고 전망이 엇갈린다.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에 대한 피로감은 개혁 신당에 유리한 측면이다. 허구한 날 싸움박질로 일관하면서 양당에 대한 국민의 실망은 극에 달한 상태다.
진영논리에 매몰돼 대화와 타협의 정신을 잃어버린 양당에 경고를 줘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혐오 정치'가 판을 치면서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흉기 습격을 당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신당이 국민의힘, 민주당과의 차별화를 통해 신선한 이미지를 끝까지 유지한다면 선전할 것으로 관측이 나오는 배경이다.
반론도 만만찮다. 역대 총선을 봤을 때 선거일이 다가올 수록 진영이 결집했기 때문에 이번에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 특히 선거 패배의 위기감이 들면 기존 보수와 진보 진영 지지자들은 제3의 선택을 하기가 쉽지 않다.
이준석 신당의 파괴력과 별개로 일정 부분 의석 수를 확보할 것이라는 데 이견이 없다. 지역구 의원을 배출하지 못하더라도 비례대표 몫으로 3~10석을 차지할 것으로 내다본다. 신당의 비례대표 의석 수는 연동형과 병립형 선거제에 따라 달라진다.
또 다른 관심은 국민의힘 텃밭인 대구에서 신당의 영향력이다. 현재로선 15% 안팎의 지지율이 예상된다. 실제 영남일보와 TBC가 에이스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해 12월 9~10일, 30~31일에 각각 실시한 총선 여론조사에 대구 달서구병과 중-남구 주민들은 이준석 신당 창당 시 각각 17%, 13%의 지지 의사를 나타냈다. (조사방법: 구조화된 설문지를 이용한 ARS 조사,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준석 신당은 대구에서 돌풍을 일으킬 태세다. 이미 대구 출마 '라인 업'이 짜여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대표의 한 측근은 "대구 12개 지역구에 출마할 후보자들의 구성이 완료됐다"라며 "모두 출중하고 고개를 끄덕일 수 있늘 정도의 사람"이라고 했다. 예비 후보들의 명단에 대해선 밝히지 않았다.
이 전 대표가 신당 창당 효과 극대화를 위해 직접 대구에 출마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이 대표 입장에서는 본인 보다 신당이 많은 표를 얻는 게 더 효과적일 수 있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험지 출마로 여겨지는 대구에 출마할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했다.
이 전 대표 역시 "신당에서 보수 정치를 제대로 해보겠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많았기 때문에 영남 출마나 강남 출마도 두려워하면 안 된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라며 대구 출마 가능성을 열어뒀다.
대구에서 공천 파동이 생길 경우 신당이 더욱 세를 불릴 것이란 관측도 있다. TK(대구경북)의 한 의원은 "국민의힘 공천 과정에서 잡음이 발생한다면 대구경북 유권자들이 신당에 상당한 표를 몰아줄 수 있다"라며 "공천에서 탈락한 현역 의원이 신당에 합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서정혁기자 seo1900@yeongnam.com
서정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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