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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칼럼] 삼성현과 삼국유사

2024-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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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욱 논설위원

경산은 행정구역상으로는 경북이지만 생활권은 대구다. 경산을 대구로 알고 있는 외지인도 여럿 봤다. 대구대·대구가톨릭대·대구한의대 그리고 국군대구병원까지 경산에 있으니 그럴 만하다. 경산과 붙어 있는 대구 수성구·동구 주민들에게 경산은 다른 도시가 아니라 옆 동네다. 집은 대구에 두고 경산에서 일하는 사람들도 많다.

군위군은 작년 7월에 경북도에서 대구시로 편입됐다. 대구경북신공항이 들어서면 비약적인 발전을 할 지역이다. '공항도시 군위'는 앞으로 군위를 상징하는 말이 될 것이다. 하지만 거리상 대구 중심부에서 멀고, 인구는 2만3천여 명에 불과해 시골 같다. 행정구역으로는 대구지만 느낌상 경북 같은 곳이 군위다.

필자가 경산과 군위를 이야기하는 이유는 역사 기행 측면에서 두 지역이 갖는 연관성 때문이다. 경산시가 내세우는 '삼성현(三聖賢)의 고장'과 군위군이 홍보해 온 '삼국유사의 고장'은 삼국유사를 집필한 일연스님이라는 공통 분모가 있다. 삼성현은 우리나라 불교의 최고 사상가로 추앙받는 원효대사, 원효대사와 신라 요석공주 사이에 태어난 이두의 창시자 설총 그리고 일연 스님을 말한다. 3명의 성현이 태어난 곳이 경산이다. 경산시는 삼성현의 고장임을 알리기 위해 삼성현역사문화공원을 멋지게 꾸몄고, 삼성현로라는 도로명도 있다. 경산에는 초개사·제석사·반룡사·불굴사 등 원효대사의 수행과 설총의 흔적이 남아 있는 사찰이 많다. 무열왕이 딸인 요석공주와 설총을 만나기 위해 다녔던 산속 길 '왕재'도 있다. 삼성현과 관련된 스토리텔링 거리가 많은 곳이 경산이다.

군위군은 일연스님이 말년에 삼국유사 집필을 마무리하면서 입적했던 사찰, 인각사가 군위에 있다는 점에 착안해 '삼국유사의 고장'을 브랜드화했다. 일연공원과 삼국유사면이라는 지명에서 군위군의 의지가 보인다. 삼국유사테마파크에 수도권 관광객을 유치하려는 군위문화관광재단의 열의는 박수받을 만하다.

경산은 일연스님이 태어난 곳이며, 군위는 생을 마감한 지역이다. 그런데 일연스님은 두 차례에 걸쳐 37년간 대구 달성군 비슬산 일원에 머물면서 삼국유사를 집필했다. 유가사, 대견사, 도성암 등 비슬산 곳곳에 일연스님의 궤적이 남아 있다. 경산시와 군위군만큼은 아니지만, 달성군은 비슬산의 일연스님 이야기를 달성 홍보 때 빠트리지 않는다.

지방자치단체가 일연스님과의 지역 인연을 강조하는 것은 관광을 위해서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어느 지역도 일연스님과의 인연과 스토리를 독점할 수는 없다. 경산과 달성 그리고 군위를 이을 때 일연스님을 둘러싼 스토리텔링은 더욱 빛이 난다. 일연스님의 흔적을 찾아 비슬산, 삼국유사테마파크를 찾는 관광객들을 삼성현역사문화공원으로 끌어올 수 있다면, 원효대사와 설총까지 많은 사람들에게 알릴 수 있다.

군위 역시 비슬산과 삼성현역사문화공원을 연계해야 일연공원과 삼국유사테마파크를 찾는 사람들이 늘 것이다. 태어난 곳과 오랜 세월 활동한 지역이 가까이 있는데, 돌아가신 공간에서의 업적만 이야기하면 뭔가 어색하다. 비슬산~삼국유사테마파크~삼성현역사문화공원을 잇는 역사 기행 프로그램이 만들어지는 날이 오길 기대한다. 대구에서 경산으로 넘어오면서 원효대사와 요석공주의 러브스토리까지 들을 수 있다면 역사 기행으로는 금상첨화다.

김진욱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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