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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칼럼] 70세 직장인 시대

2024-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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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욱 논설위원

한 달 전쯤 일본의 도요타 자동차는 모든 직종의 직원들이 70세까지 근무할 수 있는 새로운 인사제도를 도입했다. 일본의 법적 정년은 우리나라와 같은 60세이지만, 정년 후 재고용하는 방식으로 일하게 해 실질적인 정년은 65세다. 그런데 도요타가 재고용 연령을 70세로 올린 것이다. 일본은 우리나라보다 먼저 심각한 저출산과 초고령화를 겪고 있다. 이 때문에 기업들은 젊은 일손 부족을 호소하고 있고, 일본 정부는 노인복지에 드는 예산이 큰 부담이다. 도요타는 이번 결정으로 사내의 젊은 일손 부족 문제를 해소하게 됐다. 일본 정부는 양질의 노인 일자리를 만들어준 도요타가 고마울 것이다. 일본에서는 70대의 절반 가까운 사람이 일한다는 말이 나올 만큼 70대 근로가 자연스럽다.

지난 5일 경북의 안동병원도 올해부터 임직원들이 70세까지 일할 수 있도록 했다고 발표했다. 법적 정년이 된 임직원들이 계속 근무를 희망할 경우 적격심사를 거쳐 처음에는 3년 계약, 그 이후에는 1년마다 재계약해서 근무하게 한다는 것이다. 안동병원의 임직원은 2천여 명이다. 전 직원을 대상으로 70세까지 일할 수 있도록 한 법인은 우리나라에서 안동병원이 처음이다. 이와 관련 강신홍 안동병원 이사장은 "법적 정년연장이 현실화하려면 긴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며 "임직원의 고용 불안을 해소하고 경제활동 지속성을 확보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대응했다"고 설명했다.

내년에 우리나라는 65세 이상 노인이 전체 인구의 20%를 넘는 초고령화 사회로 진입하게 된다. 초고령화 사회에 우리가 해결해야 할 숙제 중 하나는 노인 빈곤 문제다. 안타깝게도 우리나라 노인들은 OECD 회원국 중 가장 가난하다. 2020년 기준 한국의 노인 빈곤율은 40.4%로 OECD 회원국 중 압도적인 1위다. 우리나라 70대들은 돈 때문에 여전히 일을 하고 있고, 더 나이 들어도 일을 하고 싶어 한다. 지난 2월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70대 이상 인구의 고용률은 24.5%다. 70세 이상 노인의 4명 중 1명이 돈벌이를 위해 일을 하고 있는 것이다. 65∼79세 노인 중 계속 일하기를 원하는 사람의 비율이 55.7%나 된다는 작년 5월 통계청 자료도 있다. 그 이유로 52.2%가 '돈이 필요해서'라고 꼽아 노인 빈곤의 심각성을 보여줬다.

노인 빈곤 문제를 해결하는 최선의 방법은 고령층에게 양질의 일자리를 주는 것이다. 정년 후 재고용으로 다니던 직장에서 오래 근무하는 것은 양질의 일자리가 제공되는 것이다. 좋은 일자리를 가진 노인이 많으면 노인복지 예산을 줄일 수 있다. 그들의 삶의 질도 높아진다. 그래서 필자는 머지않아 정년 연장이나 정년 후 재고용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될 것으로 본다. 이미 노사 협의를 통해 정년을 늘린 기업도 있다. 이런 논의가 진척이 있으려면 임금체계에 대한 인식이 달라져야 한다. 우리나라는 근무 경력이 길수록 많은 임금을 주는 연공서열성이 매우 높다. 기업의 인건비 부담을 덜어주는 동시에 청년층과의 세대 갈등을 줄이기 위해서는 연공서열형 호봉제가 직무급제로 바뀌어야 한다. 그래야 70세 근무에 대한 거부감이 줄어든다. 지금 우리나라는 100세 시대를 넘어 120세 시대로 가고 있다. 70세 직장인이 자연스러운 날이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그런 날이 그리 멀어 보이지 않는다.김진욱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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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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