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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민주당 최고委서 나온 '아버지' 발언…공당의 사당화 우려

2024-06-21

대구 출신 강민구 민주당 최고위원이 지난 19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민주당의 아버지는 이재명 대표님'이라 말한 것을 두고 후폭풍이 거세다. 자신을 최고위원으로 지명해준 데 대한 감사의 뜻을 전한 다음 한 말이다. 민주당 열세지역인 대구에서 수성구의원·대구시의원으로 활동하며 평균 이상의 정치역량을 보여줬던 그가 공식석상에서 '아버지'라는 단어를 쓴 것을 두고 말이 많다. 앞뒤 맥락이 잘린 채 본인의 의도와는 다르게 해석되면서 확산되고 있다고 억울해할 수는 있으나 그 단어가 던져주는 이미지가 너무 크기 때문이다.

때로는 형식이 내용을 지배한다고 한다. 다른 말이나 표현이 없었을까. 개인적인 고마움과 함께, 집안의 큰어른으로 영남지역 민주당의 발전과 전진에 계속 관심을 보여준 이재명 대표께 깊은 감사를 표현하고 싶었던 마음이었겠지만 부적절했고 경솔했다. 가뜩이나 민주당의 사당화·우상화 분위기에 대한 당 안팎의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말이라 더욱 그렇다. 이날 정청래 최고위원도 당원권 강화를 위한 당헌·당규 개정이 마무리된 것을 언급하며 '이재명 대표 시대이기에 가능한 일'이라고 했다.

정치 현안을 논의하는 공당의 최고위원회에서 언급된 단어나 문장치고는 뜨악하다. 이재명 대표는 이미 민주당 내에서 감히 대적할 수 없는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지 않나. 충성경쟁이 지나칠수록 눈이 멀어지고 귀가 닫히는 게 권력의 속성이다. 건전한 비판과 견제가 작동하지 않으면 어떤 조직이든 무너지기 마련이다. 사석에서도 듣기에 따라 민망할 법한 이야기가 공식자리에서 경쟁적으로 나온다는 것은 지금의 민주당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는 장면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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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설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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