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일보TV

與 당권경쟁 '韓·羅·元·尹' 4파전 구도

2024-06-21

원희룡 "당정일체" 첫 출사표

한동훈, 23일 공식 출마 선언

20일 서울 여의도 대산빌딩에 마련 중인 국민의힘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선거 캠프 앞에 '울산 중3' 학생이 보낸 응원 화환이 놓여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차기 당권경쟁이 한동훈·나경원·원희룡·윤상현 4인 각축전으로 전개되는 모양새다.

20일 잠재적 당권 주자 중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가장 먼저 출사표를 던졌다. 원 전 장관은 이날 오전 국민의힘 출입 기자들에게 "지난 총선 패배 이후 대한민국과 당의 미래에 대해 숙고했다"며 "지금은 당과 정부가 한마음 한뜻으로, 총선을 통해 나타난 민심을 온전히 받드는 변화와 개혁을 이뤄내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공지했다. 정치권은 원 전 장관의 출마가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의 당선을 저지하기 위한 것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한 전 장관 역시 23일 공식 출마를 예고한 가운데 친윤계 입장에선 윤석열 대통령과 각을 세웠던 한 전 위원장의 독주가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이에 친윤계에서도 한 장관의 대항마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원 전 장관은 윤석열 정부 초대 국토부 장관을 지냈고, 그 과정에서 김건희 여사 관련 '서울-양평고속도로 특혜 의혹'을 전면에서 방어했다. 친윤계로 분류되는 원 전 장관이 갑작스럽게 전당대회 출마를 선언한 데는 친윤(친윤석열)계의 지원이 주요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원 전 장관은 친윤계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원 전 장관의 출마에 대해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은 "대통령의 의중이 작용하기 시작했다"고 평가했다.

정치권에선 친윤계가 나 의원의 출마에도 힘을 실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번 전당대회 경선에 적용된 결선 투표제를 활용하면 '어대한'(어차피 대표는 한동훈) 기류를 깰 수 있기 때문이다. 결선투표는 1차 투표에서 과반이 나오지 않으면 1·2위 후보를 놓고 다시 결선투표를 해야 한다. 다수 후보를 내보내 1차 투표에서 한 전 위원장의 과반 승을 저지한다면 결선 투표에서 승산이 있다는 판단이다.

국민의힘 당권주자로 거론되는 나경원 의원이 2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교제폭력방지법 정책토론회'에 참석, 안철수 의원과 인사하고 자리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나 의원은 이 같은 계파 구도에는 거리를 두는 모양새다. 그는 이날 채널A에서 당권 도전에 대해 "마지막 고심 중"이라며 "다만 표를 구하는 사람으로는 친윤 표도, 반윤 표도, 비윤 표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당권 주자인 윤상현 의원은 이날 한 전 위원장과 원 전 장관 등이 지난 총선 패배의 책임이 있다고 저격하며 출마 준비에 나섰다. 그는 "이번 총선을 겪으면서 이 당의 위기라는 게 너무나 심각하구나 많이 느꼈다"며 "당의 전면적 체질 변화를 이끌고 보수를 혁명하고 윤석열 정부의 국정운영을 뒷받침하고 야당과 협치를 이뤄내기 위해선 경륜 있는 정치인이 필요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서정혁기자 seo1900@yeongna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