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닫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
    밴드
  • 네이버
    블로그

https://m.yeongnam.com/view.php?key=20240721010002887

영남일보TV

[경북의 마을 '지붕 없는 박물관'II-유럽에서 길을 찾다 .5] 프랑스 로댕 미술관

2024-08-01

로댕 생전 그대로인 저택, 그의 흔적마다 작품 자리

[경북의 마을 지붕 없는 박물관II-유럽에서 길을 찾다 .5] 프랑스 로댕 미술관
조각 정원에 있는 '생각하는 사람'. 취재 차 미술관을 찾았을 당시, 촉촉히 내리는 비로 인해 한층 더 깊은 분위기가 느껴졌다.
프랑스 파리는 도시 전체가 거대한 '박물관'이라고 할 만큼 상징적인 장소들이 많다. 그중에서도 '로댕 미술관(Musee Rodin)'은 역사적인 인물과 장소를 간직한 '지붕 없는 박물관'의 대표적인 사례다.

로댕 미술관은 경북의 지붕 없는 박물관 중 '영양 주실마을'과 비슷하다. 영양 주실마을은 조지훈 시인의 생가, 동상, 시비 등을 활용한 '역사문화유산형 박물관'으로 적절했다. 로댕 미술관을 벤치마킹해 역사적 인물과 관련된 마을을 지붕 없는 박물관으로 만드는 것도 경북 마을을 활성화하는 방법으로 추천할 만하다.

로댕이 말년을 보내며 많은 작품 남긴
파리 바렌거리 '비론저택'을 미술관으로
로댕, 작품 국가 기증…'재정자율성 확보'

입구 조각 정원엔 '지옥의 문' 등 대표작
18개 전시실 중 하나 '연인 클로델' 공간
자연 빛으로 감동 극대화…年 60만 방문


[경북의 마을 지붕 없는 박물관II-유럽에서 길을 찾다 .5] 프랑스 로댕 미술관
로댕 미술관은 프랑스 파리 중심가인 바렌 거리에 있다.
◆로댕 미술관의 역사

로댕 미술관은 프랑스 파리 중심가인 바렌 거리(Rue de Varenne)에 있다. 지하철 바렌역과 앵발리드역에서 도보로 10분 거리에 자리한다. 지난 5월14일 미술관을 찾았을 당시 비가 내려 비론 저택(Hotel Biron)의 분위기는 더욱 차분하게 다가왔다. 비론 저택의 조각 정원에 있는 '지옥의 문' '생각하는 사람' '칼레의 시민' 등 로댕의 대표적인 작품들도 빗줄기 아래 한층 더 깊은 분위기를 자아냈다.

비론 저택은 18세기 프랑스 건축가 장 오베르가 설계하고 지었다. 건물은 개인을 위한 저택으로 지어졌지만 무도회장, 대사관저, 수도원 여학교 등으로 사용됐다. 현재는 전시 공간으로 운영된다. 이곳의 특징은 넓은 정원을 갖췄다는 점이다. 1911년 프랑스 정부는 오래된 비론 저택의 철거를 검토했다. 그러나 오귀스트 로댕이 자신의 작품을 정부에 기증하는 조건으로 유지를 요구하며 지금까지 작업실, 전시공간으로 사용되고 있다. 로댕이 사망한 후 프랑스 정부가 이곳을 미술관으로 개조했으며 1919년 미술관을 열었다.

로댕은 1908년부터 1917년 사망할 때까지 비론 저택에 살면서 수많은 작품을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18개의 전시실로 꾸며진 이곳에는 '입맞춤' '발자크 조각상' 등 유명 작품이 전시돼 있다. 또 로댕의 연인으로 알려진 카미유 클로델의 작품도 다양하게 만나 볼 수 있다.

[경북의 마을 지붕 없는 박물관II-유럽에서 길을 찾다 .5] 프랑스 로댕 미술관
로댕의 연인으로 알려진 카미유 클로델의 전시실.
◆재정 자율성이 특징

로댕 미술관의 또 다른 특별함은 '재정의 자율성'이다.

로댕 미술관은 프랑스 정부 산하에 있다. 그러나 프랑스 정부에 소속된 다른 박물관들과는 달리 자체적으로 재정을 해결한다. 로댕이 작품을 국가에 기증할 당시 "미술관이 자율성을 가져야 한다"고 조건을 걸었기 때문이다. 직원 월급 역시 자체적으로 해결한다.

또 독창적인 자금 조달 방법도 로댕의 조건 중 하나였다. 로댕은 프랑스에 자신의 작품과 저작권을 양도했다. 그 결과 로댕 컬렉션을 전 세계에 구축하는 방법을 만들었다. 이후 1956년 프랑스는 무분별하게 작품이 많아지는 것을 막기 위해 같은 작품은 최대 12개까지만 만들 수 있다는 법을 만들었다.

로댕 미술관 아멜리 시미에(Amelie Simier) 관장은 "100년 이상 자체적으로 재정을 해결하는 프랑스의 유일한 공공 미술관이다. 여기에 대한 자부심이 매우 크다. 앞으로도 자체적으로 재정을 해결하며 운영될 예정"이라면서 "로댕은 미술관을 부유하게 만드는 것이 아닌 자신의 작품을 널리 알리게 하려고 이러한 조건을 걸었다. 덕분에 국가의 개입 없이 로댕의 작품을 관람객들에게 가장 훌륭하게 전시하는 방법을 선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경북의 마을 지붕 없는 박물관II-유럽에서 길을 찾다 .5] 프랑스 로댕 미술관
로댕 미술관 아멜리 시미에 관장이 작품 '입맞춤' 앞에서 영남일보 취재진과 인터뷰 중이다.
◆로댕 미술관의 매력은

로댕 미술관에는 한 해 평균 60만명 이상의 방문객이 찾는다.

방문객이 가장 좋아하는 건 입구를 지나 조각 정원으로 들어왔을 때다. 과거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비론 저택과 로댕 하면 떠오르는 대표작 '생각하는 사람', 그 뒤에 에펠탑, 파리의 대표적인 위인 추모시설인 앵발리드 등을 한눈에 보며 시각적인 감동을 경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비론 저택의 규모나 위치 등도 관람객이 좋아하는 요소 중 하나다. 비론 저택은 자연의 빛을 어디에서든 받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조각이 자연의 빛과 그림자로 인해 관람객들이 방문하는 시간, 안개와 같은 기후조건 등에 따라 다르게 보인다는 점이다.

또 다양한 전시실도 방문객들이 선호하는 요소다. 전시실마다 특징을 살려내 관람객들의 흥미를 높였다. 1층 중앙 전시실의 경우 '입맞춤'을 전시해 밖에서의 빛을 받게 함으로써 작품의 감동을 극대화했다. 조각가 클로델에게 헌정한 전시실도 인기다. 클로델은 로댕 미술관에서 유일하게 자기 공간을 갖는 예술가다. 로댕과 클로델의 강하면서도 비극적인 이야기를 통해 관람객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다양한 행사도 관람객들의 발길을 이끈다. 영남일보 취재진이 방문했을 당시에는 '아틀리에 로댕'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었다. 이 프로그램은 관람객들이 직접 그림을 그리고 틀을 뜨는 등 로댕의 작품을 흉내 내며 다양한 방식으로 예술을 이해해 보는 형식이다. '2024 파리 올림픽'을 기념해 신체를 중심으로 하는 활동도 준비 중이었다.

앞으로 로댕 미술관은 조각 정원을 아름답게 만들기 위한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다. 방문객들의 니즈를 맞추겠다는 것이다.

로댕 미술관 관계자는 "조각 정원의 대리석 갤러리를 어떻게 관람객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게 할지 고민하는 중이다. 로댕의 조각 작품을 더 잘 보여줄 방법에 대한 연구도 하고 있다. 이에 프랑스, 외국 기관 등과 관계를 맺고 있다"면서 "다양한 전시, 앞으로의 계획 등은 미래의 대중이 될 사람들을 염두에 두고 추진 중이다. 어렸을 때 미술관에 방문해 멋진 기억을 간직하게 되면 어른이 돼서도 찾아오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글·사진=정지윤기자 yooni@yeongnam.com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기자 이미지

정지윤

영남일보 정지윤 기자입니다.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기획/특집 인기기사

영남일보TV

부동산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