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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상지대] 일상을 손끝으로 풀어내는 글쓰기로의 초대

2024-07-29

[단상지대] 일상을 손끝으로 풀어내는 글쓰기로의 초대
최윤정 (대구YWCA 사무총장)

서랍을 정리하다 보니 몇 해 전에 기록한 일기를 발견하였다. 대충 훑어만 보겠다고 겉장을 넘겼는데 정신이 들고 보니 아예 퍼질고 앉아서 읽고 있었다. 세계를 향해 목소리를 내었던 튠베리의 외침에 대한 부끄러움, 하늘의 부름을 받은 시아버지와의 추억, 소박하지만 열심히 살았던 매일의 시간을 들여다보면서 그때의 나에 대해 새롭게 이해하게 되었으며 마치 시간여행자가 된 것처럼 '그때의 나'를 안아주고 토닥여주었다. 비록 짧은 글이지만 내가 나에게 건네는 위로에 가슴이 뭉클해지는 순간이었다.

평범하거나 특별한 일상에서 만나게 되는 수많은 자극과 정보, 언뜻 스치는 영감을 놓치지 않고 손끝으로 풀어내는 글쓰기…누구든 글을 쓸 수 있다. 다양한 글쓰기를 통해서 우리의 삶은 앞으로 나아가면서 변화의 순간을 맞이하게 된다. 아는 것을 쓰더라도, 뭔가 배우고자 쓰더라도 글쓰기는 우리 삶을 변화시키는 힘이 있다. 글쓰기는 자기 발견, 자기 표현, 자기 성장, 사회적 연결 등 다양한 측면에서 성숙과 성장을 촉진하는 강력한 도구이다.

글쓰기를 잘하는 방법에 대해 묻는다면 나의 답변은 간단하다. 아이든 어른이든 일기를 꾸준히 쓰고, 독서 후 짧은 소감을 기록할 것을 권장한다. 글쓰기에는 관심, 관찰, 관계, 관점이 필요하며 글을 쓸 거리가 있어야 하는데 개인이 일상을 기록하는 글인 일기는 자유로운 형식으로 개인적인 경험, 생각, 감정, 관찰 등 다양한 주제를 기록하는 공간이 되기 때문이다. 때로는 자기 반성을 하거나 삶에 대한 새로운 목표를 설정하기도 하고 일상에 대한 다양한 감정을 표현하게 되며 이를 통해 창의성이 개발되기도 한다. 무엇보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화하는 자신의 모습을 돌아볼 수 있는 소중한 자료가 될 수 있다. 또한 일기는 자신의 내면을 탐구하고 기록하지만 자신의 삶과 주변을 관찰하게 되고 관계를 통해 경험한 것을 정리하며 독립적인 관점을 키울 수 있다. 또한 글쓰기의 습관을 기를 수 있으며, 문장 구성을 하면서 문장력을 키우고 다양한 단어를 사용하면서 어휘력과 단어 선택 능력을 향상시키는 등 글쓰기 능력을 배양하는 탁월함이 있다.

책을 읽고 난 후의 감상이나 생각을 적는 것은 책을 읽는 것만큼이나 중요하다. 나의 경우엔 인상적인 구절이나 문단을 통해 주요하게 다뤄지는 이슈에 대한 작가의 생각을 기록하면서 나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고 있는데 이는 글쓰기의 좋은 자산이 되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책을 꼼꼼히 읽고 이해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책을 읽으면서 중요한 내용이나 인상 깊은 구절을 메모하고 책의 내용과 자신의 생각을 연결시키면서 자신의 언어로 자유롭게 표현하는 것은 더 좋은 글쓰기를 위한 훈련이 될 것이다.

'대통령의 글쓰기'로 유명한 강원국 작가는 '읽기는 소유다. 남의 것을 내 것으로 만드는 일이다. 쓰기는 공유다. 내 것을 나눠주는 일이다. 글쓰기에 필요한 생각은 지식, 해석, 경험, 느낌, 상상, 통찰'이라고 하였다. 일기를 쓰다 보면, 독후감을 쓰다 보면, 이러한 것들이 내 안에 축적되어 글쓰기에 도움을 준다. 글쓰기는 내가 일상에서 겪고 느끼는 것을 기록하고 거기에 질문하고 답을 찾아가는 여정이라고 볼 수 있다. 어설프고 서툴게 시작하더라도 성실하게 쓰다보면 생각과 아이디어를 조직화하고, 논리적인 흐름을 구성하는 능력을 갖추게 된다. 자신의 경험과 관점을 다른 사람들과 공유함으로써 폭넓은 시각을 얻게 되고 다양한 사회적 연결을 가능하게 하면서 더욱 풍요로운 인생을 살아갈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최윤정 (대구YWCA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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