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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과 창] AI 무용론을 생각한다

2024-07-31

AI 무용론의 등장과 논란

인터넷 무용론의 과거 사례

새로운 기술 초기엔 반발

점진적 발전과 사회 적응

AI 발전 가능성 고민 필요

[시선과 창] AI 무용론을 생각한다
서승완 유메타랩 대표

최근 AI 기술에 대한 회의적인 목소리가 조금씩 들려오기 시작한다. 지난 몇 개월 전과는 또 분위기가 다르다. 이른바 'AI 무용론'이다. '신기하고, 세상을 바꾸어 놓을 것같이 떠들어댔지만, 실상은 바뀐게 없고, 바뀔지도 모르겠다'는 것이다.

90년대에도 이른바 '인터넷 무용론' '인터넷 붕괴론'이 제기된 바 있다. 특히 2000년대 닷컴 버블이 붕괴되며 그런 주장은 더욱 힘을 얻었다. 당시 인터넷 무용론을 다룬 기사에는 '거액 투자에 비해 반대급부가 적다'거나, '과도한 비용으로 몰락할 것'이라는 식의 주장들이 실렸다. 지금의 관점에서 보면 대부분 빗나간 예측임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많은 기업들이 닷컴 버블의 붕괴로 스러졌지만, 살아남은 기업들이 지금의 인터넷 세상을 만들지 않았는가.

스마트폰이 처음 등장했을 때도 마찬가지다. '굳이 휴대폰으로 인터넷을 해야 하나?' '가격만 비싸다'. 2007년, 스티브 잡스의 아이폰 발표를 두고 많은 이들이 내렸던 혹평이다. 전기자동차가 등장했을 때는 '배터리 수명'이나 '충전 인프라'를 두고 비관적 전망이 제시되었다. 하지만 지금 우리는 어떤 세상에 살고 있는가? 스마트폰 없는 일상을 상상할 수 없고, 국내에 보급된 전기차는 50만 대를 돌파했다.

모든 혁신적 기술은 대개 단기간 내에 극적인 변화를 가져오지 않는다. 이는 기술 발전의 역사를 통해 반복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패턴이다. 새로운 기술이 처음 등장할 때는 대중의 관심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 언론은 이를 대대적으로 보도하고, 전문가들은 해당 기술이 가져올 변화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러나 초기의 열광은 대개 오래가지 않는다.

사실 기술에 대한 관심은 그것의 등장과 함께 서서히 사그라든다. 초기의 과도한 기대감이 현실과 부딪히며 실망감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새로운 기술이 즉각적으로 눈에 띄는 변화를 가져오지 않는다는 사실에 실망하고, 그 기술의 잠재력에 대해 의구심을 품기 시작한다. 이는 새로운 것에 대한 인간의 본능적 저항이며, 기존 질서를 유지하려는 기득권의 반발이기도 하다.

이후 기술은 지속적인 개선과 발전을 거듭하며, 점진적으로 사회 시스템에 녹아들게 된다. 초기의 문제점들이 하나둘 해결되고, 활용 범위가 확대되면서 가치가 서서히 입증된다. 더불어 기술이 사회에 완전히 수용되기 위해서는 관련 인프라의 구축, 법적·제도적 정비, 사회적 합의 등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 이 과정에서 기술은 사회의 요구에 맞춰 변화하고, 동시에 사회 역시 새로운 기술에 적응해 나간다.

AI 기술 역시 이러한 발전의 과정을 거치고 있을 것이다. 현재의 AI 기술이 완벽하지 않고, 여러 가지 한계와 문제점을 갖고 있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현재 우리는 AI에 대한 초기의 열광이 지나가고 현실적인 평가가 이루어지는 단계에 있다고 볼 수 있다. 일부에서 제기되는 'AI 무용론'은 이러한 과정의 한 단면일 뿐이다. 그래서 우리는 문제점에만 천착해 이를 비판하기보다, 이를 어떻게 발전시켜 나갈 것인지를 고민해야 한다.

또한, 이런 AI에 대한 비판적 의심에는 'AI가 우리의 역할을 대체할 수 있다는 두려움'도 내포되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이러한 두려움에 사로잡혀 AI의 발전 가능성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칼 세이건의 말처럼 '어떤 것이 사실이기를 바라기 때문에 그것을 믿는다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그 발전의 방향을 우리에게 유익한 방향으로 이끄는 일에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
서승완 유메타랩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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