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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뉴스] 컴퓨터 음악시대에도 아날로그 방식 "직접 제작하고 연주하는 것 좋아서"

2024-08-14

악기연주가 박성진씨, 스페엔에서 플라멩고 공부
게임속 음악과 이야기 만들며 정규 2집까지 제작

[동네뉴스] 컴퓨터 음악시대에도 아날로그 방식 직접 제작하고 연주하는 것 좋아서
작업실에서 연주를 하는 박성진씨. 박성진씨 제공

세계 악기와 주변 물건으로 직접 악기를 제작하고 연주하는 박성진(35) 씨는 스페인의 집시 음악인 플라멩코에서 음악에 대한 사랑을 키우기 시작했다.

화려한 테크닉과 감정을 담은 플라멩코 음악에 매료됐지만,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는 한국인으로서 새로운 음악을 시도하게 됐다. 그는 마카다미아 껍질과 주판으로 쉐이커를 만들고, 줄자, 하수구 뚜껑, 그릇 등 생활 잡화를 활용해 악기를 제작했다. 또한, 버려진 열쇠로 키차임이라는 악기를 만들고, 모스부호 수신호까지도 음악의 도구로 사용한다.

초등학생 때 배운 플루트를 계기로 군악대에서 음악 전공자들과 함께 지내며 음악에 대한 열망을 키웠다. 우연히 유튜브에서 본 안토니오 레이의 기타 연주에 매료됐는데 그것이 플라멩코였다. 전역 후 스물두 살 가을, 서울로 상경해 본격적으로 기타를 배우기 시작했다.

이후 스페인에 가서 1년간 플라멩코를 공부했다. 플라멩코 기타리스트들에게 자기소개와 함께 만나고 싶다는 메일을 보냈고, 두 명으로부터 연락을 받아 배우러 떠났다.

컴퓨터 음악 시대에 아날로그 방식의 작업을 고집하는 이유는 직접 악기를 제작하고 연주하는 과정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결과물만 본다면 컴퓨터 음악과의 차이를 잘 알기 어렵지만, 음악 작업 과정에서 큰 즐거움을 느낀다. 그는 보통 가사가 없는 연주곡을 만들며, 감상자에게 해석을 맡기는 대신 창작 과정에서 느꼈던 모든 감정을 전하려고 노력한다.

음악 만드는 것 이상으로 스토리텔링 과정을 좋아하는 박씨는 게임 속 음악과 이야기로 정규 2집까지 제작했다. 계획적인 성향인 그는 계획대로 일이 되지 않거나 익숙하지 않은 상황에서 불안감을 느꼈다. 그러나 음악을 통해 이를 벗어나는데 도움을 받았고, 새로운 시도를 통해 많은 것을 경험했다.

박씨는 예술가가 익숙한 것에서 새로운 지점을 발견하기 위해서는 충동적인 면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늦은 나이에 음악의 길로 들어섰지만 성취감과 만족감이 크다. 유튜브에 올린 음악에 달린 "잘 들었다"는 댓글로 그는 모든 수고를 보상받는다.

박씨는 "사람들이 사회적 인정을 행복의 조건으로 두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자기 자신을 인정하는 삶이 행복이라고 말하는 그는, 가사가 없는 음악이 사람들에게 어렵거나 흥미를 끌지 못할 수 있음을 인정한다. 그렇지만 대중의 호불호에 신경 쓰기보다는 자신의 음악과 이야기를 대중에게 친절하게 전달하는 음악가가 되려 한다.

이준희 시민기자 ljoonh11125@naver.com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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